3월 말인데 벌써 1만5000명 완등, 지난해보다 3.5배 많아
선착순 3만명, 6월이면 완등 기념 메달 동 날듯
지난해까지 9개 봉우리, 올해 문복산 빠지면서 속도 증가
앞다퉈 도전, 정상석 부근 인증 사진 위한 긴 대기줄
기념 메달 선착순 지급..지나친 경쟁으로 안전사고 우려
하루 3개 봉우리 인증만 가능.. 기간 분산도 제안돼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선착순 3만명, 6월이면 완등 기념 메달 동 날듯
지난해까지 9개 봉우리, 올해 문복산 빠지면서 속도 증가
앞다퉈 도전, 정상석 부근 인증 사진 위한 긴 대기줄
기념 메달 선착순 지급..지나친 경쟁으로 안전사고 우려
하루 3개 봉우리 인증만 가능.. 기간 분산도 제안돼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선착순 3만명에게 순은으로 제작한 기념 메달을 주는 영남알프스 8봉 완등 이벤트가 3개월만에 완등자수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00명에 대비 3배를 웃돌고 있다.
정상 인증이 필요한 봉우리가 9개에서 올해 8개로 줄어든 것이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 추세라면 6월말쯤 선착순 인원 3만명을 다 채울 수 있을 전망인데, 이에 따른 무리한 산행으로 안전사고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 9봉에서 8봉으로, 문복산 빠지면서 완등 속도 증가
3월 31일 울주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완등자수는 1만5169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완등자수가 4307명 것과 비교하면 3.5배 가량 빠른 셈이다.
울주군은 매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완등자 수를 집계하고 있다. 하루 100여명 가량씩 늘고 있는 추세다.
현 추세 대로라면 오는 6월말쯤 완등자수는 완등기념메달을 신청할 수 있는 3만명을 모두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17일께 3만명이 9봉 완등을 인증함에 따라 기념메달 신청이 마감됐다. 당시 7만8366명이 도전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4만명은 완등을 하지 못했거나 선착순에서 밀려나 메달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완등자수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인증해야 할 봉우리가 줄어든 것이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주군은 9개 봉우리에 속해있던 문복산을 올해부터 인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문복산은 매년 산불조심기간(11월 1일~5월 15일)이 끝나는 무렵 등산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등산로 입구 일대 주민들이 심각한 불편을 호소했고,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문복산이 빠지면서 이벤트 참가자들도 5월까지 한 참을 기다렸다가 인증해야 하는 불편함을 들 수 있게 됐고 그만큼 완등 속도도 빨라졌다. 관련해서 울주군은 3월말 완등자 수가 지난해 산불조심기간이 풀린 직후인 5월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완등자수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봄을 맞아 기온이 오르고 밀양 얼음골에서 천황산과 재약산을 연결하는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도 오는 4월 10일 임시 휴장을 끝내고 재개할 예정이다.
■ 경쟁적인 산행 부추겨, 안전사고 우려
완등 시간이 빨라지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산악인들은 “기념메달 지급이 3만명 선착순이기 때문에 마감 전 신청을 위해 경쟁적으로 산을 오르게 되면 안전사고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울산지역 일부 등산동호회에서는 완등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회원들이 서둘러 산행 일정 잡고 있다.
완등 인증 이벤트 전후 5년 동안 울산지역 산악사고는 약 62% 증가했다. 연평균 320건인데,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18년 236건에서 이벤트 시작 다음 해인 2021년에는 403건, 지난해는 383건을 기록했다.
가장 위험한 곳은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정상 부근이다. 자리가 협소해 늘 추락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기상악화 시 탈진과 저체온증, 낙상 등 안전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이에 울주군은 산 정상 부근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현재 하루 3개 봉우리만 인증이 가능하도록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사고예방 차원에서 완등 기념메달 지급 대상을 현 3만명에서 5만명까지 늘려야 한다거나 인증 기간을 분기별, 또는 상하반기로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실현성이 낮다.
울주군은 관계자는 “순은 메달을 제작하는 예산만 한 해 14억원이 소요돼 부담이 적지 않고, 인증 기간을 분산할 경우에는 오히려 이벤트 집중도를 떨어트리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3개 봉우리만 인증할 수 있도록 한 후 서울이나 경기 등 먼 곳에서 온 참가자들은 8봉 완등을 위해 1박 2일 또는 2박 3일 울산에 머물기 때문에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남알프스는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운문산, 문복산 등 모두 해발 1000m가 넘는 9개의 산과 봉우리로 울산과 경남·북에 걸쳐 이어져 있는 산군이다. 울주군은 지난 2019년부터 이들 봉우리를 완등하고 인증할 경우 순은으로 제작된 기념메달을 선착순 3만명에게 지급해 왔다. 올해부터는 문복산을 제외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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