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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장항준 "RM에 너로 한 번 이득 보겠다며 VIP 시사 초대"(종합)[N인터뷰]

뉴스1

입력 2023.03.31 16:34

수정 2023.03.31 16:34

장항준/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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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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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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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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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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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RM에게 얘기했어요. 전 목적과 정의를 분명히 해요. 나는 너로 한 번 이득을 보고 싶어. VIP 시사회에 오라고 했어요. 온다고 하네요."

예능인 같은 영화 감독 장항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리바운드'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장 감독은 '기억의 밤'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리바운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이게 내 마지막 작품이 될까 생각해요. 제 나이가 되면 감독들은 거의 수명이 끝나거든요. 생각해보니까 저는 큰 히트작이 없이 잘 살아남았어요. 역시 장항준. 그래서 다시 영화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이게 유작이 되느냐, 아니면 하나 더 하느냐 하는 생각 때문에 '기억의 밤' 할 때랑은 기분이 다르네요."

이 영화는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중고농구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중앙고 농구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직후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가 영화화를 시작했고,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가 준비되다 한 차례 투자 문자로 중단된 바 있다.


"그때는 한국 영화가 목을 따고 자동차 폭파하는 게 유행이었어요. 그런 작품들에 비하면 '리바운드'는 너무 순한 맛이죠. 그래서 5년 전에 준비하다가 투자가 좌절돼서 해산했었어요. 농구 오디션을 4번이나 보고 그때 국가대표 5년 전에 농구 오디션 4번이나 봤는데 당시 국가대표팀 조상현 감독님이 오디션에 같이 참여도 해주셨었죠. 다른 작품 준비를 하다가 때 되면 해야겠다 했는데 3년 전에 갑자기 장원석 대표에게 전화가 왔어요. '감독님 될 것 같아요'"

'리바운드'의 제작은 게임 회사 넥슨코리아가 투자 결정을 하면서 순항을 타기 시작했다. '리바운드'는 넥슨코리아의 첫 번째 영화 투자작이다.

"넥슨코리아에 너무 고마웠어요. 넥슨 측에서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넥슨코리아 투자 첫 영화가 이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대요. 그래서 전액을 투자해주셨어요. 5년 전 함께 준비했던 스태프들 상당수가 기다렸다가 다시 왔어요. 당시 농구 오디션을 해서 500명을 캐스팅했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고등학생 역을 하기 애매해진 친구들이 있어 다시 오디션을 봤죠."

'리바운드'는 싱크로율에 가장 초점을 두고 연출한 작품이다. 강양현 코치부터 6명의 선수들까지, 장항준 감독은 배우들 중에서도 실제 인물들과 싱크로율이 높은 인물들을 캐스팅 하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극의 중심을 이끄는 강양현 코치 역할이었다. 안재홍은 캐스팅도 전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장항준 감독이 밝힌 '리바운드'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내심 자신이 캐스팅 될 것 같다는 예감을 가졌다고 말해 놀라움을 준 바 있다.

"안재홍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우리 주변에 왠지 옆집에 그런 통통한 사람 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그가 가진 묘한 맛이 배우 같은 그런 매력이 있어서 안재홍에게 시나리오를 주라고 했어요, 사흘만에 연락이 왔어요. 하겠다고요."

이번 영화는 장항준 감독과 아내 김은희 작가가 '무한상사'(2016) 이후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이다. 장 감독은 '무한상사'를 하며 김은희 작가와 다툰 이후 아내와 한동안 같은 작업을 하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받고 하려고 하고 있었는데)김은희 작가가 '내가 한 번 볼게' 이랬어요.

그리고 나서는 '오빠 이건 꼭 해야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걸 내가 고쳐보면 안 될까?' 하더라고요. 되게 바빴어요. 그런데도 '내가 이건 고쳐보고 싶어'라고 해서 그래서 그러라고 했어요. 김은희 작가가 각색하는데 20일 정도 걸렸어요. 당연히 잘 고쳤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제가 마지막 각색을 한 다음 회사에 줬고, 제작사에서 너무 좋은 것 같다는 반응을 얻었죠."

김은희 작가는 영화가 완성된 후 편집본을 함께 보기도 했다. 김은희 작가는 음악이나 효과가 들어가지 않은 편집본을 본 후 "이 영화는 오빠의 대표작이 될 것"이라 장담했다. 장 감독은 "아내 얘기가 부디 맞았으면 좋겠다"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리바운드'는 개봉 직전에 예상 못한 '특수'를 맞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떠오른 것. 농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의 폭발적인 인기는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상상도 못했어요. 사실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의 영화화에 들어가는 소식도 몰랐고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는 소식도 몰랐는데 촬영 말미에 알았어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을 염두에 두고 저희가 개봉을 계획하거나 하는 건 아니었어요. 기다린 것도 아니고 그렇게 잘 될거라 생각도 못했고요. 개봉도 딱히 몰랐던 상황이라서, 되게 고맙다고 생각했죠. 영화 쪽을 모르는 분들은 '어 얘네가 약삭바르게 했구나' 하는데 저희는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될놈될'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요즘."

영화가 한창 제작되고 있을 때쯤, 위기가 닥쳤다. '리바운드'의 실화 인물 중 한명인 농구 선수 천기범(전 서울 삼성 썬더스 소속)이 음주운전으로 은퇴하고 같은 소속팀 이상민 감독까지 사퇴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 것. 지난해 초 영화의 크랭크업을 앞둔 시점이었다. 한 때 영화의 제작이 무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행히 영화는 그대로 제작됐다.

"워낙 조심스러운 부분이에요. 제가 마음을 다잡은 건 애초에 출발 자체가 누구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이 영화가 어떻게 요약될 수 있는가를 작품할 때 항상 생각해요. 이건 한 때 선수였으나 농구를 포기한 스물다섯살짜리 청년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소외된 소년 여섯 명과 같이 여행을 하는 얘기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리바운드'에는 인상적인 대사가 하나 나온다. 극중 마지막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강양현 코치가 하는 격려의 말이다.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 이 대사는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리바운드'를 통해 새로운 슛의 기회를 얻는 것처럼,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엘리트 체육 체계 속에서 농구를 하고자 하고 체육을 한 선수들 중에 프로에 가는 선수가 3%, 5% 될까요? 청춘을 바쳤는데 그들은 무얼 하고 살아야 하나요? 저도 운동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결국 그들은 프로에 가지 못했지만 어떤 일이든 그게 다가 아니죠. 지금 한 일로 먹고 살 수도 있고요. 저도 제 마지막 직업이 뭔지 몰라요. 그러니까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되는 거죠."

한편 '리바운드'는 오는 4월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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