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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배기 딸에겐 영원한 영웅” 우크라 킥복싱 세계 챔피언, 러軍과 싸우다 전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3 07:21

수정 2023.04.03 17:52

아내, 딸과 함께한 비탈리 메리노우 [비탈리 메리노우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아내, 딸과 함께한 비탈리 메리노우 [비탈리 메리노우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출신의 킥복싱 세계 챔피언이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다가 전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 등 외신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이바노 프랑키비츠의 루슬란 마르친키우 시장은 이날 킥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의 운동선수 비탈리 메리노우(32)가 전투 중 입은 부상으로 지난달 31일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메리노우는 네 번이나 킥복싱 세계 챔피언에 오르고 각종 격투기 무대에 서는 등 전쟁 발발 이전까지 격투기 선수로 활발히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친키우 시장은 “비탈리 메리노우는 (러시아의) 본격 침공 첫날 전쟁터로 떠났다”면서 “비탈리는 전투 중 다리에 총알 파편이 박히는 상처를 입었으나 회복 후 전선으로 되돌아가 마지막 순간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메리노우의 죽음은 “이바노 프랑키비츠 지역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라면서 “그는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남겼다.
영웅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탈리 메리노우 [비탈리 메리노우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비탈리 메리노우 [비탈리 메리노우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메리노우가 어느 전투에서 상처를 입고 사망하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메리노우는 전쟁중 자신의 SNS를 통해 전투 상황을 전해오기도 했다. 메리노우가 게시한 마지막 게시물은 사망하기 불과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 올린 자신의 영상이다. 해당 게시물에서 메리노우는 “점령군(러시아군)은 매일 아침 음악을 틀고 항복을 요구하며 1일 3식을 약속한다”고 적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메리노우와 같이 군과 무관했던 일반인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입대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최근 서배스천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만 선수 185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2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을 개인 자격으로 국한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두 나라 선수들은 단체전과 팀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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