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생산량 부족해 중국산 EV와의 경쟁에서 불리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의 판매 금지를 계획하고 전기차(EV)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대륙의 리튬 생산량이 수요에 못 미치고 있어 앞으로 중국산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IOSCO 규제 가격 보고 기관(PRA)이며 리튬 이온 배터리 및 전기차 공급망에 대한 전문 정보 제공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30년이면 전기차 배터리의 주 원료인 리튬 수요가 현재 보다 5배 많은 연 55만t, 대륙에서 생산이 가능한 연 20만t 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나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알베랄레가 유럽에서 마땅한 생산지를 찾지 못하는 등 상황은 좋지 않다.
알베말레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스콧 토지어는 “유럽의 리튬 품질이 좋지 않고 매장량도 작다”고 말했다.
리튬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부족한 실정이며 가격이 최근 떨어졌는데도 생산비의 5배인 t당 약 6만2000달러(약 81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국은 세계 리튬 가공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호주 채굴업체 벌컨 에너지 리소스의 최고경영자(CEO) 프랜시스 위딘은 리튬 없이는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이 자국의 전기차 업체들에 대한 리튬 공급을 우선으로 한다면 유럽 전기차 업계는 ”경쟁에서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리튬의 5분의 1을 공급하는 알베말레가 2030년까지 유럽에 가공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나 자동차 업체들은 당장 다른 공급원이 필요한 상태다.
따라서 벌컨 에너지 리소스는 지열 발전을 이용해 독일에서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직접 리튬 생산에 투자를 하기 시작해 지난해 스텔란티스는 벌컨 지분 일부를 5000만유로(약 711억원)에 사들였다.
프랑스 광산업체 이메리스는 19세기에 처음 사용된 고령토 광산 밑의 암석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모험을 감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2028년부터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을 연간 3만4000t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벌컨은 2027년부터 리튬을 연 2만4000t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벌컨은 이 정도 리튬 생산량이면 소형 전기차 120만대에 필요한 배터리는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유럽의 전기차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공급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도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수요만큼 필요한 리튬 확보에서 더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지난해 리오틴토가 세르비아에서 개발한 세계 최대급 리튬 광산이 현지 선거를 앞두고 환경 문제와 정치적 반대로 채굴 허가가 취소되는 등 난제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유럽은 외부 공급업체에 리튬을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