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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세부 규정이 발표되면서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향후 몇년간의 이익을 저울질하며 종목 추천에 나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양극재업체인 엘앤에프 주가는 4.63% 오른 3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다른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도 3.34% 오른 2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분리막업체인 SK아이테크놀로지는 6.60% 상승했고, 전해액업체인 동화기업은 5.80%, 음극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 5.87%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2차전지 종목들은 지난 3월 31일 발표된 IRA 세부규정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돼 상승했다. 이번 세부 지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 한 대에 최대 7500달러(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을 사용하면 각각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먼저, 양극재·음극재, 알루미늄박, 탄소나노튜브(CNT)도전재, 실리콘 음극재, 동박 등은 '핵심광물'로 정의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를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가공해도 보조금 지금 대상에 포함됐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셀·모듈, 분리막은 미국 진출 필요성이 커지는 셈이며, 양극재·음극재, CNT도전재는 한국에서 제조돼 미국으로 수출돼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풀이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한국의 양·음극재 업체들은 IRA를 의식해 부담스러운 현지 투자를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LG화학,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세부 지침으로 인해 중국 업스트림 업체들은 국내 생산시설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과의 합작법인(JV)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대표적으로 엘앤에프와 중국의 시노리튬머티리얼즈,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GEM(거린메이)의 JV가 있다. 중국에서 광물의 1차 가공 후 국내에서 부가가치 50% 이상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분리막과 전해액은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돼 현지 생산이 필수가 됐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리막과 전해액 업체들의 경우, 북미 투자가 향후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오히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았던 소재인 만큼 만약 중국 업체들의 북미 투자가 제한된다면 반사수혜도 일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차전지 대표 종목들의 목표주가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목표주가가 31만원까지, 엘엔에프의 경우에도 45만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연초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각각 9만3400원, 18만5400원이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엘엔에프에 대해 "목표주가 45만원은 2024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국내 양극재 기업 2024년 예상 평균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20배를 적용한 것"이라며 "양극재 기업 중 가장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으며 미국 내 국내 셀 기업들의 성장성으로 인해 추가 증설 및 수주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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