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첫 범부처 수출점검회의
반도체와 중국 쏠림 개선시급
반도체와 중국 쏠림 개선시급
SK하이닉스도 다르지 않다. 1·4분기 적자 규모가 4조원 이상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반도체 겨울은 이미 업계를 강타했다. 한파의 끝이 가늠조차 안 된다는 사실이 더욱 시장을 짓누른다. 글로벌 소비위축에 따라 가전, 철강, 석유화학 업계도 살얼음판이다. 그나마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자동차·배터리 업체가 선전했지만, 전체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쇼크로 수출길은 갈수록 가시밭길이다.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도 30% 이상 급감(전년동월 대비)하면서 전체 수출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었다. 수출은 사방이 막혔는데 에너지 등 각종 원자재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였다. 올 들어 3개월 치 무역적자만 220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1년 치의 절반까지 치솟았다. 나랏빚은 눈덩이로 불고 세수는 줄면서 재정여건은 급속히 악화 중인데 여기에 무역적자까지 심화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지금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주 국회에서 통과된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은 환영할 일이었다. 설비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다시 올렸는데 경기 용인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적잖은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첨단기술 패권경쟁에 인재양성은 필수조건이다. 이공계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획기적인 전략이 있어야 하고 주저하고 있는 수도권 정원규제도 과감히 풀려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면서 제2 반도체를 다양하게 발굴·육성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도 안고 있다. 우리 산업은 그간 반도체와 중국 쏠림이 과하다는 지적을 계속 받았다. 지금 우리 수출이 막다른 골목을 만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 반도체가 주로 소비됐던 중국시장의 둔화 여파, 동시에 중국이 자체 조달로 체질을 급격히 바꾼 탓이 크다. 한때 최대 무역흑자국이었던 중국은 이제 최대 무역적자국으로 돌변했다. 탈중국, 주력수출품 다변화에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1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창양 장관은 수출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며 기업 밀착지원을 범부처에 요청했다.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일본시장 진출 적극 지원도 약속했다. 말로만 끝나선 안 될 것이다. 보다 장기적이고 정교한 수출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일자리도, 성장도 결국 수출에 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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