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456억으로 바꿔 상정
주총서 회사안 통과로 폐기돼
배당 규모를 둘러싼 아워홈 오너 남매 간 '배당 전쟁'에서 구지은 현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완승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무리한 배당금 요구가 2년째 이어진 가운데 구본성 전 부회장을 제외한 세 자매가 30억원의 배당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주총서 회사안 통과로 폐기돼
4일 아워홈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제안한 배당금 30억원 안건이 통과됐다. 앞서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는 배당액으로 각각 2966억원과 456억원을 요구했다. 현재 아워홈 경영진은 배당금 30억원을 제안했었다.
이날 주총에서 장녀 구미현씨는 기존 456억원 배당안 제안을 철회하고 아워홈의 30억안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이 제안한 2966억원 안건과 회사 측의 30억원 안건이 상정됐다. 구 전 부회장도 주총 직후 2966억원안을 철회하고 456억원으로 안건을 수정했지만 회사안이 통과되면서 해당 안건은 폐기됐다.
아워홈은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 남매가 전체 주식의 98%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은 지분 38.6%, 구지은 부회장과 구미현·구명진 세 자매의 합산 지분은 59.6%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앞서 제시한 배당액 2966억원안과 456억원안은 아워홈의 지난해 순이익 250억원의 약 12배, 2배에 달해 '사익추구'에 가깝다는 비판을 샀다.
만약 두 안건이 의결될 경우 경영상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021년 기준 2240억원 수준에 불과한데 지난해 순이익 250억원을 더해도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총액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총에 앞서 아워홈 노조 조합원 10여명은 오너 일가를 겨냥해 "막장 배당 요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상식을 벗어난 배당 요구를 규탄하며 "아워홈 1만 직원들은 코로나19를 넘어 현재까지 삶의 터전인 회사를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오로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회사를 다시 경영악화의 길로 내몰고 직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주주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 해임됐다. 당시 '보복운전'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에도 지속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에도 지난해 임시 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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