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온몸을 타투로 꽉 채운 106세 필리핀 원주민 타투이스트가 세계적 패션 잡지 ‘보그’의 역대 최고령 표지 모델이 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필리핀 북부 칼링가주 산간 오지 부스칼란에 사는 ‘아포 황 오드’가 보그 필리피판 표지 모델에 낙점됐다고 보도했다.
1917년생인 그는 부족 토착 문신법 ‘바톡’의 계승자로, 문신법을 보전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표지 모델로 선정됐다.
보도에 따르면 황-오드는 16살 때부터 문신 시술을 시작했다. ‘맘바바톡’이라고 불리는 칼링가족의 전통 문신은 가시와 검댕, 천연염료와 대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몸에 그림을 새기는 방식이다.
이 같은 문신은 남성 전사들에게는 용맹함을, 여성들에게는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맘바바톡의 마지막 계승자로 불리던 황-오드는 최근 증조카들에게 바톡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족을 통해서만 전수돼온 문화의 대가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5년 간 황-오드의 예술적인 문신 기법이 유명해지면서 관광객들이 마을로 몰려드는가 하면, 주변의 많은 젊은이들도 바톡에 새롭게 관심을 보이며 훈련에 나서고 있다.
황-오드는 보그 표지를 장식한 몇 안 되는 필리핀 원주민이자, 현재까지 가장 나이 많은 표지 모델일 것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보그 필리핀판 편집인인 베아 발데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만장일치로 황-오드 할머니를 표지 모델로 정했다”며 “우리는 그녀가 필리핀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대변한다고 봤다.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도 진화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얼굴과 형상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말하고 싶은 아름다움은 인간애”라고 덧붙었다.
황-오드는 “시력이 허락하는 한 사람들에게 칼링가 문신을 새겨 줄 것”이라며 “보이지 않을 때가 바톡을 그만두는 때”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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