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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례없는 수준"…국내 성조숙증 남자 어린이 83배 '폭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5 07:50

수정 2023.04.05 17:11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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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아동의 성조숙증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남자 어린이의 경우 12년간 8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 연구팀(박미정·김신혜)은 2008∼2020년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9세 미만의 여아와 10세 미만의 남아 13만3283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성조숙증은 어린 나이에 이차성징이 발생하는 것으로 아동의 신체 정신 건강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 신체적으로는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고 여아의 경우 조기 초경이 발생하며 성호르몬과 관련한 여성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어린 나이에 나타난 급격한 신체 변화를 정신적·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해 우울감 등의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조숙증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영양 상태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비만의 증가는 남녀 아동 모두에서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분석 기간 중 성조숙증 진단은 여아가 12만6377명으로 남아의 6906명보다 18.3배 많았다. 하지만 연간 성조숙증 증가율은 남아가 10만명당 1.2명에서 100명으로 12년간 83.3배나 증가해 여아(15.9배)를 훨씬 앞질렀다.


연구팀은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비만 유병률이 여아보다 남아에서 높은 게 성조숙증 증가율 차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김신혜 교수는 “성장 발달에는 비만, 여러 내분비장애 물질,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기기의 사용,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라며 “한국 아동의 성조숙증은 전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증하는 만큼 이에 대한 원인과 호르몬 영향에 따른 암 발생률 등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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