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국회 전원위서 논의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까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여당이)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의원 정수를 무슨 약방의 감초인 양 꺼내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여당 당 대표가) 의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주려고 한 것인지 매우 궁금한데, 그렇다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왜 필요하고 전문가 의견수렴 과정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 문제를 논의할 전원위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열리는데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 파견 연장 동의안'에 대한 토론 이후 무려 20년 만의 빅 이벤트다. 여야 의원 100명이 참여, 정개특위가 낸 3가지 결의안을 놓고 격론을 벌여 단일수정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한 뒤 전원위 표결을 거쳐 이달 안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정개특위가 내놓은 결의안은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3가지 안이다. 여야는 지난 총선 때 도입했다가 '꼼수 위성정당' 논란을 불렀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손질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이다.
그러나 의원 정수를 현행 300석에서 350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여론의 역풍에 부딪히자 의원 정수를 현행 300석으로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김 대표의 제안을 과연 전원위에서 다룰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당 대표의 제안일 뿐 당론은 아니라는 해석까지 분분하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지가 문제다. 제 밥그릇을 줄이자는 제안에 선뜻 응할 의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될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김 대표의 제안이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거나,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의 지배적인 여론을 반영한 최소한의 신뢰회복 방안이라고 본다. 국회 기득권 버리기 중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의원 정수 줄이기의 운을 뗀 데 의미가 있다. 인구 17만명에 1명꼴인 우리 국회의원은 63만명에 1명인 미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 독일도 얼마 전 연방 하원의원 정수를 736석에서 630석으로 줄였다. 여야 진영은 물론 같은 당 의원 사이에서도 영남과 호남, 도시와 농촌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합의 도출이 불가능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이참에 스스로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의원 정수 줄이기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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