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웨딩홀 폭파하겠다" 협박당한 신부의 생생 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7 14:12

수정 2023.04.07 14:32

"아수라장 된 결혼식 속상하지만, 추억"
대합실 웨딩사진 공개하며 "평생술안주"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5일 경기 광명의 한 웨딩홀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해당 결혼식의 주인공이었던 신부가 며칠 뒤 온라인에 생생한 후기를 남겼다.

신부 A씨는 “친구들이 웨딩홀 폭탄테러가 소셜미디어에서 이슈가 됐다고 하기도 하고, 다들 같이 화내거나 궁금해하셔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고 했다.

일생일대의 결혼식이 아수라장이 되어버려 속상했을 테지만 이 신부의 ‘긍정 마인드’가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회원 수 80만명의 결혼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폭탄테러 협박을 받은 광명역사 웨딩홀 예식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예식 진행 예정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신부대기실로 이동하기로 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었다. 하지만 A씨는 신부대기실에 갈 수 없었다. 갑자기 경찰과 소방관들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에는 ‘연회장 식당 쪽에 작게 불이 났다’고 전달받았다”며 “하객분들 식사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됐지만, 금방 마무리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숫자는 계속 늘어났고, 특공대까지 도착했다고 했다. A씨는 “예식장 복도에 갑자기 사람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그제야 폭탄테러 협박 전화가 왔고, 웨딩홀이 통제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하객들과 웨딩홀에 있던 분들은 역 대합실로 가야 했고, 저 역시 드레스를 입고 올라갔다. 모든 시선을 한눈에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이 아수라장 속에서 웨딩홀 관계자로부터 ‘폭탄테러 조사가 끝난 후에야 식을 진행할 수 있으며 4시 이후로 예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부모님 측 지방 손님이 많아 버스 대절과 KTX 예매를 해놓았기에, 4시 넘어서까지 하객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A씨는 “너무 속상했지만 해결 방법이 없으니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대합실에 와주신 손님들과 신부대기실처럼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손님들은 “너희 얼마나 잘 살려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위로해줬고, A씨는 “그 말에 울컥하는 마음도 쏙 들어갔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지난달 25일 광명역에 위치한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걸려와 수백 명의 하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결혼식 당사자였던 신부가 공개한 당시 모습. /네이버 카페

A씨는 “대합실에 앉아있으면 뭐 하겠나, 나가서 사진이나 찍자면서 스냅 작가님이 기차 플랫폼으로 가서 정말 예쁜 사진을 남겨주셨다”고 했다. 생각보다 조사가 일찍 끝나서 3시 20분쯤 식을 진행했다고 한다.

A씨는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 결혼식이었지만 모두의 기억에 남을 결혼식이 됐다고 생각하며 ‘행복폭탄’이라고 여기고, 평생의 술안주로 즐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A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마음고생 했을 텐데 이렇게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것 보니 멋지신 분 같다” “우여곡절 끝에 이룬 결혼식인 만큼 눈물 나게 행복하실 거다” “틀에 박힌 사진보다 훨씬 기억에 남고 예쁘다”며 응원했다.

한편, 사건 당시 경찰과 군, 시청 등 기관 관계자 140여 명이 긴급출동해 웨딩홀 안팎을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광명경찰은 공중전화와 CCTV 등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한 끝에 허위로 협박 전화를 한 60대 남성을 검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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