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웰스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이다. 슈퍼리치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 보유자를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슈퍼리치에서 ESTJ가 차지하는 비중은 26.8%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 집계된 8.5%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어 ISTJ(24.4%), INTJ와 INFJ(각 9.8%), ESFP(7.3%) 순이었다.
보고서는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라며 “겉보기에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엄격·엄숙해 주위 사람들에게 냉담해 보이지만 가족·친구·직장 동료에게 강한 책임감과 유대감을 느끼고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항목별로는 금융 자산 규모가 클수록 T(이성적)와 J(계획적) 비율이 높고 I(내향적)와 S(감각적)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자산 관리는 정확한 시장 판단을 배경으로 꾸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TJ(사고·계획형)가 FP(감정·충동형)보다 부의 축적 가능성을 높였을 것이라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부자의 직업별 MBTI를 보면 의료·법조계 전문직은 ISTJ(42%)가, 부동산 임대업자는 INTJ(23%)가 특히 높았다.
한편, 지난해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1년 전보다 50억원 줄었다. 자산 구성 변화를 보면 1년 새 부동산은 평균 206억원에서 156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금융자산 평균은 15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늘어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이 비슷해졌다. 금융자산 중에서는 현·예금 비중이 1년 새 25%에서 58%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주식의 비중은 45%에서 16%로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늘린 측면도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약 12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부자(3억3000만원)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소득 중에는 재산소득이 39%(4억80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슈퍼리치는 월 소득 절반 이상(57%)을 저축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했다.
이번 조사는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013명(부자 745명·대중부유층 818명·일반대중 4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고, 별도의 프라이빗 뱅커(PB) 인터뷰를 실시해 진행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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