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유동화증권이 리테일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금리 매력에 개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들로선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어 리테일 시장에서 개인 대상 판매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10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2000억원이 순발행됐다. 현금상환보다 발행물량이 더 많았음을 의미한다.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유동화회사(SPC)를 통해 발행하는 PF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총액 인수한 이후 ABSTB로 바꿔 리테일 시장에서 개인들에게 팔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PF ABCP는 기관들이 사들인 후 리테일 시장에서 팔기도 한다"면서 "리테일 시장에서 팔려면 유동화 전단채 형태로 탈바꿈해 팔게 된다. 최근 보면 리테일 시장에서 판매 확대로 ABSTB 발행이 늘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F ABCP 잔액은 지난 2022년 말 11조1000억원이었으나 올해 3월 말 10조5000억원으로 6000억원 가량 줄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투자 수요를 찾지 못한 기업들이 현금 상환에 나서면서 유동화증권 규모는 확연히 줄었다.
기관들이 받아 간 PF ABCP는 리스크 분배를 위해 리테일 시장에서 개인들에게 꾸준히 넘기면서 PF ABCP 증가와 반대로 PF ABSTB는 증가하는 모습이다.
PF ABSTB 잔액은 지난 2021년 1월 초 15조3572억원이었으나 2022년 1월 초 22조2286억원으로 1년 사이 약 7조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 4월 7일 기준 25조 2310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약 1년 3개월 만에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유동화증권 차환이 생길 경우 개인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PF 유동화증권 차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개인들에게 PF 리스크를 떠넘겼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PF 건설현장이 본 PF로 이어지지 못하는 브릿지론이 늘면서 착공 전 단계 유동화증권의 발행 잔액이 6조7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상당수의 대출채권이 만기 연장 및 차환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대출을 받기 전 개발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시공이 결정된 후 자금을 공여하는 본PF와 달리, 토지매입과 인·허가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해 시공 전후를 '잇는다'는 뜻에서 브릿지론으로 불린다.
홍성기 나신평 연구원은 "분양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지방을 중심으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브릿지론의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