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홍콩 성인영화 배우 출신 펑단
국제경제전략연구소장 자격으로 참석
국제경제전략연구소장 자격으로 참석
9일(한국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섬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보아오 포럼에 ‘3급 영화’ 배우 출신인 펑단(50)이 참석해 중국인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3급 영화는 성인영화 등을 의미한다.
펑단은 이번 포럼에 ‘국제경제전략연구소장’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경제전략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출범한 신설 연구기관이다. RFA는 해당 연구소가 설립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에티오피아, 파키스탄, 체코 등 해외 정상들이 축하 영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금융·경제 연구 경험이 전혀 없는 펑단이 강력한 배경 없이는 참석조차 힘든 보아오 포럼에 등장한 사실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펑단이 어떻게 보아오 포럼까지 진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펑단은 한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이번 포럼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달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새롭게 수교 관계를 맺은 국가인 온두라스와 중국과의 관계에 기여한 바 있다고 내비친 것이다.
펑단은 “지난 2월 온두라스를 방문해 중국과 온두라스 간 무역 현장을 시찰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과 좋은 의견도 공유했다”며 자신의 최근 활동을 소개했다. 그가 중국 정부를 위해 '물밑 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편 1972년 중국 후난성 창샤에서 태어난 펑단은 구이저우성 쭌이시 부시장을 지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펑단은 14세의 나이에 가족들과 미국으로 건너가 아르바이트과 학업을 병행하던 중 ‘미스 차이나 USA’에 선발되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95년 홍콩 이주 후 주로 3급 영화에 출연하며 20여년간 배우 생활을 해온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홍콩 영화계에서 성인배우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00년 중국으로 다시 건너간 펑단은 애국주의 영화의 배우 및 감독으로 활동하다 2013년 중국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에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번 보아오 포럼에 ‘경제 전문가’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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