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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원진아 "저도 K장녀, 생활력 강했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1 05:00

수정 2023.04.11 04:59

[서울=뉴시스]배우 원진아. (사진=유본컴퍼니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배우 원진아. (사진=유본컴퍼니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출연 제안을 받고 작품에 끼칠 민폐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배우 원진아가 연극 '파우스트'를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과 영화 '강철비' 등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원진아는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나 그로 인해 가족과 자신 역시 위험에 빠뜨리는 그레첸을 연기했다.

양정웅 연출의 연극 '파우스트'은 200년 된 괴테의 고전 중 1부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신과 내기를 한 악마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에게 쾌락과 영혼을 맞바꾼 계약을 제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의도치 않게 죄를 짓는 그레첸은 시대의 희생양이기도 한 비운의 인물이다. 동시에 작품 전체에서 도덕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캐릭터다.


원진아는 그레첸에 대해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순수한 인물이라는 인상이 가장 컸다”며 “파우스트에게 ‘제 생각 좀 해주실래요?’라고 말하는 대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종교에 심취한 엄마와 명예를 중시하는 오빠를 둔 그레첸은 가족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못받은 것 같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는 대사다. 자신에게 닥칠 절망의 끝을 모른 채 자기 감정에 솔직한 그 순수함이 매우 좋았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메피스토는 넘쳐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그레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그레첸이 죄를 짓고도 구원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그레첸이 ‘사형장까지 왔네요’라고 하는데, 죗값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기에 무섭지가 않더라”라고 부연했다.

생애 첫 연극 무대에 오른 소감은 어떨까? 그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두려움에 최고조에 달랐다”고 했다. 물론 도전의 대가는 달다.

[서울=뉴시스]연극 '파우스트' 공연 사진. 그레첸 역의 원진아와 젊은 파우스트 역의 박은석.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연극 '파우스트' 공연 사진. 그레첸 역의 원진아와 젊은 파우스트 역의 박은석.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연극 '파우스트' 공연 사진. 그레첸 역의 원진아.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연극 '파우스트' 공연 사진. 그레첸 역의 원진아.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그는 “어느 순간 연기가 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 컸다”며 “출연 제안을 받고 내게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고 돌이켰다.

“연습 시작하고 매일 무언가를 배우고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컸다”며 “관객들의 박수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객석이 너무 잘 보여서 깜짝 놀랐다. 눈에 안보이던 시청자는 때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무대의 관객들이 따뜻하게 우리의 노력에 대해 박수를 쳐줘서 오히려 시청자와 관객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2015년 단편영화 ‘캐치볼’로 데뷔해 빠르게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을 꿰찬 원진아는 자신이 꿈꾸던 배우가 되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적성에 맞지 않던 대학 중퇴 후 보험회사에 다녔고 영화관, 백화점, 워터파크 등지에서도 일했다.

데뷔 이전 이력을 언급하자 그는 “K-장녀라 생활력이 강했다”며 “그런데 누구라도 그 순간이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 덕분에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게 편하고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을까? 그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존재다”를 꼽았다.
그는 “살면서 한번쯤은 흔들리는 순간이 오지만 그 순간 또한 성장을 하고 이는 꼭 겪어야 하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솔직히 지켜야 할 게 생길수록 도전하는 게 꺼려졌다.
이번 무대를 계기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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