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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 한파가 길어지며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활로로 떠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8.6세대 IT용 OLED 행산라인에 3년간 4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LG디스플레이도 내년 상반기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실적 부침을 겪은 중국의 BOE가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면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IT용 OLED'에 진심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BOE 테크노롤지의 지난해 매출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순이익은 1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는 비단 중국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전통의 강자이자 마지막 자존심으로 불리던 JOLED는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투자 시기를 놓치면서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원천기술을 보유했음에도 OELD 투자 시기까지 놓치며 경쟁력을 상실에 시장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TV용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디스플레이 실적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IT용 OLED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스마트폰에서 주로 쓰이던 OLED가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한 선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OLED 탑재가 예정된 애플 아이패드와 맥북을 겨냥해 IT용 OLED 생산라인 설비 투자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일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 구축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 구축을 발표하고 3조3000억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 라인이 완성되면 IT용 OLED를 연간 1000만대 가량 생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태블릿용 OLED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中 OLED 추격 고삐… 정부지원 절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IT용 OLED 비중은 작년 3.9%에서 2027년엔 23.6%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노트북용 LC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25.8% 감소했지만 OLED 패널 출하량은 38.8%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인 IT용 OLED 선제투자에 나섰지만 문제는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실적 한파를 겪은 BOE도 현재 중국 쓰촨성 성두 지역 B16 공장에 신규 8.6세대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하고, 베이징 정부의 투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월간 목표 생산능력은 1만5000장으로, 계속 늘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세계 최고 기술력으로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기업들의 증설과 투자에 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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