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희의 온스테이지
물론 쇼-뮤지컬의 전통도 이어져왔다. 외설적인 요소들은 걷어내고 더 세련된 형태를 시도하며 다양한 형식의 작품으로 발전돼 왔다. 그래서 전형적인 드라마는 아니지만 음악과 춤으로 구성된 장면들을 통해 버라이어티한 쇼의 재미를 선사하는 뮤지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최근에 개막한 '식스 더 뮤지컬'도 쇼-뮤지컬로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공연이다.
'식스 더 뮤지컬'은 201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하여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거쳐 올해 한국에서 초연을 올린 따끈따근한 신작 뮤지컬이다. 헨리 8세 여섯 명의 왕비들이 등장하여 누가 더 불행한지에 대해 배틀을 하는 이야기인데, 무대는 화려한 전식으로 꾸며진 콘서트장이고 여성(시녀)들로만 구성된 밴드가 있어서 팝 콘서트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왕비들은 각자의 불행을 이야기하지만 마치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춤과 노래들로 공연은 아주 신나고 코믹하게 관객들을 흥분시킨다.
사실 스토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여섯 명의 여자 뮤지컬 배우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파워풀한 노래에 칼군무를 추면서 맛깔나게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공연 내내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뮤지컬을 즐기는 것으로 새로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식스 더 뮤지컬'이 기승전결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완성도 있는 뮤지컬이 가능했던 이유는 쇼의 형식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뮤지컬적 형식들에 대한 여러 시도를 통해 뮤지컬은 더 다양해지면서 스스로 다른 매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생존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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