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아이언 대신 라켓 인증샷… '테린이룩'이 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1 17:55

수정 2023.04.11 17:55

MZ세대 입문 쉬운 테니스 열광
의류업계도 테마라인 대폭 강화
헤리티지 브랜드 인수후 재론칭
플리츠 스커트·신발 신제품 봇물
F&F가 지난해 인수한 후 11일 재론칭한 프리미엄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F&F 제공
F&F가 지난해 인수한 후 11일 재론칭한 프리미엄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F&F 제공
골프에 입문하는 '골린이'에 이어 테니스를 시작하는 '테린이' 열풍이 패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테니스는 특히 골프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과 더불어 멋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어 MZ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테니스룩이 젊은층에서 유행하면서 패션 업계가 속속 신제품을 론칭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다.

■60만명 테니스 인구 적극 공략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 인구는 지난해 60만 명,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MZ세대가 새로 테니스에 입문하면서 단순히 테니스만 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즐기고 공감하며 이를 인증하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스포츠웨어 시장이 격변기를 맞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테니스 웨어 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더 나아가 테니스 헤리티지를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해 재론칭하는 사례도 생겼다.

F&F는 지난해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프리미엄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글로벌 본사를 인수했다.
그 후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이달 중순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하고, 이달 말부터 주요 백화점 및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에 순차적으로 입점하며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1966년 이탈리아 테니스 챔피언 '세르지오 타키니'가 본인의 이름을 따서 론칭한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테니스에 패션을 입힌 최초의 브랜드로 유명하며 화려한 컬러와 아이코닉한 스타일을 도입해 진부하던 테니스 웨어 패션을 바꿨다고 평가 받는다. 존 맥켄로, 피트 샘프라스, 마르티나 힝기스,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등 세계 최고의 테니스 챔피언들이 사랑한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F&F는 스포츠웨어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7월 세르지오 타키니를 인수했다. 뉴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패션 시스템으로 MLB, 디스커버리 등 글로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육성시켜 온 F&F가 세르지오 타키니도 성장시킬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F&F 관계자는 "뉴미디어의 영향으로 테니스, 골프 같은 라이프스타일 스포츠가 스포츠웨어 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F&F의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세르지오 타키니를 스포츠웨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테린이' 겨냥 신제품 봇물

기존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테린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테니스 라인을 새로 론칭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스포츠 브랜드는 '헤드'는 올해 리론칭을 알리며 테니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헤드는 1950년에 하워드 헤드가 론칭한 오스트리아의 스포츠 브랜드로, 테니스와 스키 종목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이번 시즌 헤드는 테니스를 비롯한 라켓 스포츠와 스키에 오리진을 그대로 계승, 헤리티지 스포츠 브랜드로 재도약할 계획이다. 코오롱FnC 브랜드 '럭키마르쉐'도 이번 시즌 클래식 라켓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상품과 비주얼을 선보였다.

LF가 전개 중인 '리복'은 올 SS 시즌에 테니스 테마의 의류 라인을 새롭게 출시했다.
테니스 콘셉트의 의류와 신발을 묶은 '클래식 컬렉션'을 적극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역시 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은 나일론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에이피알의 스트릿 패션 브랜드 널디에서도 개성을 담은 테니스 컬렉션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재미있고 역동적이면서도 상대방과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라켓 스포츠의 매력"이라며 "봄을 기점으로 올 한 해 테니스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전했다.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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