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전기차 전환에 정부, 기업의 속도감 있는 대응은 절실하다. 미국은 이번 주 당초 계획보다 강화된 탄소배출규제안을 발표한다. 2032년까지 신차 판매의 67%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것이 골자다. 미래차를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글로벌 주도자가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우리 기업들이 여기에 올라타야 하고,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영업성과는 미래차 3강이 헛된 꿈이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3위였지만 전기차에선 세계 6위였다. 하지만 후발주자로서 실망할 성적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연간 전기차 판매목표량은 347만대다. 지난해 자동차 세계 1위 도요타그룹과 비슷한 수치다. 기술력, 디자인은 지금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준이다. 전기차 아이오닉6는 최근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기아 EV6는 작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북미 올해의 차'상을 받았다. 역사가 50여년에 지나지 않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자랑스러운 기록이다.
자동차는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수출의 구원투수로서 그나마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급감으로 큰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지난 1~2월 자동차는 79억달러 흑자를 내며 가라앉는 경제를 떠받쳤다. 자동차 부품까지 합치면 자동차 산업에서 낸 무역흑자는 100억달러가 넘는다. 자동차 수출마저 어려웠다면 우리 경제는 큰 위기 상황에 빠졌을 것이다.
미래차 산업으로서는 향후 5년이 골든타임과도 같은 시기다. 달리는 말에 힘을 실어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상반기 발표할 종합대책은 그래서 중요하다. 정부 지원이 우리 자동차산업의 세계 선두권 도약에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질적인 자금난, 인력난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부품업체 육성방안도 필요하다. 민관이 힘을 합쳐 뛰면 '글로벌 3강'의 꿈은 어느새 현실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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