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할머니(이순자씨)가 쓰는 옷장 벽을 밀면 금고가 있고 창고 쪽 복도 끝에 가서 벽을 밀면 또 금고가 나왔다고 (어머니가) 말했다"며 "아는 사람이 밀어야만 금고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고를 열고 들어가면 1000만원 단위의 현금다발이 묶인 채 준비되어 차곡차곡 벽에 쌓여 있었다고 하더라"고도 말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현금이 가득찬 방을 봤는지' 묻자 전씨는 "제가 본 것은 손님들이 오셨을 때 1000만원이나 100만원씩 돈 봉투를 주는 것이었다"라며 "비밀의 방과 지하 금고에도 돈이 있었지만 지상에 할아버지 서재가 또 따로 있었는데 거기에도 항상 현금이 가득했다. 주말마다 손님들이나 가족분들이 오시면 더블백 같은 걸 들고 와서 하나당 몇 억씩 담아 들고 갔다"라고 설명했다.
현금 규모에 대해 전우원씨는 "정말 하늘에서 돈이 쏟아져 내려오듯 했다"라며 "비서분들이랑 경호원분들께서 돈다발이 담긴 큰 가방을 계속 들고 와서 쌓아 놨다가 필요해지면 지인이나 가족분들이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현재도 연희동에 돈뭉치가 있냐'고 묻자 전씨는 "수사가 한 번 진행되고 난 후에는 그런 게 크게 줄어들었고 그 이후부터 (돈가방을 쌓아 놓는 일은) 안 했다"라며 "아마 다른 곳에 돈을 챙겨 놓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전씨는 외부 비자금의 경로를 묻는 질문에 "정확히는 모른다"라면서도 "예를 들어 저와 제 형 이름으로 웨어밸리 비상장 주식이 되게 많이 있었는데 저는 이를 2019년에 전재용씨가 '돈이 필요하다. (전재용씨 세번째 부인) 박상아씨한테 다 줘야 된다'라며 '서류에 사인하라'고 했을 때 처음 알았다. 그런 식으로 숨겨 놓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씨는 "돈세탁이 되니까 추적할 수가 없다"라며 "그런 식으로 돈세탁을 도와주신 분들은 얻는 게 너무나 많았기에 충성을 다했고 지금도 입을 닫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순자씨 비서들이 목동 아파트를 받은 예를 들며 "대가로 회사나 아파트 등을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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