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후 단체 채팅방에 게시
피해자 의사에 반해 자수
"불법촬영, 피해자 인격·명예에 씻을 수 없는 피해"
피해자 의사에 반해 자수
"불법촬영, 피해자 인격·명예에 씻을 수 없는 피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유미 판사)은 12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뱃사공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고 있는 사이 피해자의 벗고 있는 상체 부분을 촬영하고 10명의 남성들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게시했다"며 "불법촬영 및 불법촬영물 반포 범죄는 그 범죄 자체로 피해자 인격 및 명예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삭제가 어렵고 끊임없는 고통을 가하므로 그 위법성과 형사책임을 가볍게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사회적 폐해도 크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뱃사공이 자수해서 수사를 받은 것 또한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범행을 알고 난 후에도 형사 고소하지 않은 것은 외부로 사건 밝혀지는 게 두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런 사정을 얘기했는데 피해자에 알리지 않고 자수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오랜 기간 불안감과 두려움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수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여전히 피고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적이 없고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호소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거듭해 탄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7월 당시 교제하고 있던 여자친구 A씨가 잠자고 있는 사이 불법 촬영해 메신저방에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선 공판에서 검사 측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2년 등을 요구했다.
뱃사공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나 본인의 자수로 인해 수사가 시작된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자수가 눈속임이라고 반박했다. 불법촬영 논란이 커진 이후 뱃사공 측이 피해자가 누구인지 밝히겠다고 협박하며 앞으로 법적 책임을 물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한 뒤, 그동안 연락을 받지 않고 미리 준비한 변호사를 대동해 자수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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