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폭 기록 졸업후 4년동안 남는다…현 고1부터 모든 대입전형에 반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2 17:15

수정 2023.04.12 21:08

한 총리 "피해 학생 보호 최우선"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9차 학교폭력 대책위원회에서 민간위원장인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9차 학교폭력 대책위원회에서 민간위원장인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은 조치기록이 졸업 후 최대 4년까지 보존되고, 대입 정시전형에도 반영된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폭 논란을 계기로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것이다. 기존 3일이었던 가·피해 학생 분리기간은 7일로 연장된다.

■"제2의 정순신 아들 사태 막자"

정부는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19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정 변호사 아들이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으나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고, 이후 서울대 정시에 합격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인 데 따른 조치다.


당초 학폭 근절 종합대책은 지난달 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정 변호사 아들 문제가 불거지면서 4월로 미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교육부에 학폭 근절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기도 하다.

이번 종합대책에 따르면 중대한 학교폭력을 일으킨 가해학생에게 내려지는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의 학생부 기록 보존기간은 졸업 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시 대학 입학뿐만 아니라 졸업 시까지도 불이익을 받는다는 경각심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삭제할 수 있는 사회봉사(4호), 특별교육(5호),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조치의 심의요건도 강화한다. 심의 시에는 피해학생의 동의 확인서와 가·피해 학생 간 소송 진행상황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해 소송남발을 예방한다.

또한 가해학생이 반성하지 않고 조치사항 기재를 회피할 목적으로 자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결정하기 전에는 자퇴할 수 없도록 한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학생부 위주 전형뿐만 아니라 수능, 논술 위주 전형에서도 반영한다.

2025학년도 대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전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2026년부터는 전체 대학이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대입에 필수 반영토록 할 예정이다.

■학교·교사의 학폭 대응력 강화

학폭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즉시분리 기간은 3일에서 7일로 연장된다. 아울러 학교장은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조치로 학급교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피해학생에게는 가해학생과의 분리요청권이 부여되고, 가해학생의 출석정지도 학폭 심의위원회의 심의 결정 시까지 가능해진다.

정부는 학교 현장의 학폭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17개 시도교육청에 가칭 '학교폭력예방·지원센터'를 설치한다. 이와 함께 퇴직교원, 퇴직경찰, 전문상담교원 등으로 피해회복·관계개선 지원단을 꾸려 관계회복 프로그램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지원한다.

학폭에 대한 교원의 대응권한도 강화된다. 교원이 학폭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다가 법정 분쟁에 휘말려 위축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향후 학생이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방해할 시 이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규정된다.
교원이 학교폭력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법정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고의가 아니거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교원의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된다. 또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통해 법률상담을 제공하고, 배상책임보험을 보장하도록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간 학교폭력에 대한 안이한 온정주의로 인해 피해학생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학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무너져버린 교권도 강화하여 학교폭력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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