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월 1만원의 임대료만 내면 20평 임대아파트에서 최장 6년 동안 살 수 있다?
청년인구 유입을 목표로 지자체가 사실상 공짜주택을 제공하는 전남 화순군의 '인구실험'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로 제한되지만 군청 담당부서에는 하루 20여통의 문의전화가 몰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순군(군수 구복규)은 지난 6일 보건복지부와 '청년 및 신혼부부 1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완료하고 이르면 17일 입주자 모집공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화순군이 실험적인 도전에 나선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화순군이 임대보증금을 전액 지원하고 입주하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는 월 1만원의 임대료만 내면서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 1만원 역시 공짜나 특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형식적인 금액일 뿐이다.
화순군은 올해부터 매년 100호씩 4년 동안 4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총 192억원이다.
올해 첫 사업 대상 아파트는 화순읍 신기리에 자리한 부영6차 아파트다.
해당 아파트는 부영주택이 소유한 임대전용 아파트다. 20평형과 24평형으로 구성된 복도식 아파트다. 이 가운데 '1만원 임대주택'은 모두 20평형 아파트만 대상으로 한다.
화순군이 가구당 4800만원의 임대료를 소유주인 부영주택 측에 납부하고 입주자는 월 1만원의 임대료와 최소한의 관리비만 납부하면 된다. 이른바 화순군이 전세를 얻은 뒤 다시 전세를 내주는 이른바 '전전세' 개념이다.
입주자는 최소 2년 계약을 하고 2회 연장이 가능해 최장 6년 동안 아무런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앞두고 사업을 담당하는 화순군 공동주택팀에는 하루 20여통의 문의전화가 이어질 정도로 관심이 높다.
신보름 공동주택팀 주무관은 "임대주택 지원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 화순군 지역민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 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단 입지나 교통, 정주여건 등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올해 첫 사업대상인 부영6차 아파트는 화순읍내 조성된 신도시인 광덕지구에 자리하고 있다. 만연초와 화순중, 화순고 등 초중고가 주변에 위치해 있고 화순군청, 화순전남대병원, 화순도서관 등과 인접해 있다.
연접한 대도시인 광주광역시의 시내버스가 연결되고 화순군내버스 역시 줄줄이 광주 버스터미널까지 연결시켜 준다.
비록 1998년 10월 사용승인을 받아 25년 된 아파트지만 부영주택 측은 입주 전 도배와 장판 등 기본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한 뒤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장 6년이라는 긴 기간에 주거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점도 청년층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주자격은 기본적으로 공고일 기준 18세 이상, 49세 이하로 지원신청일 현재 화순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거나 입주일 즉시 전입할 수 있는 전입 예정자여야 한다.
또 △무주택자 세대주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인 자(건강보험료 납입기준) △신혼부부의 혼인신고일 기준 7년 △부부합산 소득 5000만원 이하 △우선순위 대상자(전체 공급가구의 15% 초과할 수 없음) 등이 해당한다.
이 가운데 우선순위 대상자는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임신 중인 부부 및 4세 이하의 자녀를 둔 가구 △군 소재 일터에서 종사하는 사람 △양육시설, 위탁가정 등에서 보호가 종료된 후 5년 이내 청년 △지역사회로 자립생활을 희망하는 장애인인 청년 또는 신혼부부 등이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13일 "화순의 미래를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세대들에게 관감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부담을 최소화해 청년층의 지역정착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2013년 3월 기준 6만8200명이던 화순군 인구는 지난 3월 기준 6만1800명으로 10년 새 6400명이 감소했다.
광주의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가파른 인구감소세를 막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화순군의 이번 인구실험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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