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했던 국민·농협 등 4곳 포함, 수협·부산은행도 참여
"중도금 납부간격 짧고 지원 없어... 저금리로 진행, 자금부담 최소화"
"중도금 납부간격 짧고 지원 없어... 저금리로 진행, 자금부담 최소화"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중도금 대출액 전체 규모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간 금리 5%를 단순 적용해도 한달 이자만 1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조합은 최근 중도금 대출을 해줄 시중은행 6곳을 결정했다. 기존 이주비 대출에 참여했던 △국민은행 △NH농협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4곳은 중도금 대출 은행에 이름을 다시 올렸고, △수협은행 △부산은행도 참여했다. 기존 이주비 대출 은행에 참여했던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중도금 대출 창구에서는 제외됐다.
중도금 대출 은행 선정은 통상 사업자(조합 및 시공사)가 경쟁입찰을 붙이면 은행들이 금리를 제시하고 사업자가 2, 3곳 은행을 선정한다. 둔촌주공은 수분양자가 4786가구로 많아 은행도 6곳이 참여했다. 박승환 조합장은 "조합에서는 최소한 5% 이하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만 (입찰에) 참여시켰다"며 "신한은행 등 5% 이상 높은 금리를 제안한 은행은 대출기관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둔촌주공 중도금 대출 금리는 올 2월 기준 4.82%다. 중도금 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1%'로 결정하기로 했다. 중도금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신규 코픽스)와 은행이 자체 결정하는 가산금리(은행 마진)를 합산해 결정된다. 박 조합장은 "코픽스 금리 변동과 맞물려 중도금 대출 금리 변동주기는 6개월 단위로 바뀐다"며 "코픽스 인하로 최근 중도금 금리는 4.55%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5월께 둔촌주공 중도금 대출 금리 확정안이 수분양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6차례 중도금 납부 중 오는 6월22일 1차 납부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은 수분양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최대한 저금리로 진행되거나 입주 전까지 시공사 등이 이자를 대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통상적으로 은행과 시공사, 조합 간 협의가 이어진다"며 "둔촌주공은 공사지연이 됐던 만큼 중도금 납부 간격이 짧고 이자 지원 등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주비 대출과 중도금 대출 모두 '집단대출'이기 때문에 참여 은행이 달라진 것은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 이주비 대출과 중도금 대출은 담보 물건이 확실해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참여 경쟁이 치열해서다. 일각에선 최근 조합과 이주비 대출 은행 6곳 중 일부가 금리 수준에 대해 온도차를 보인 게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앞서 이주비 대출에서도 조합과 일부 은행의 금리 갈등이 표면화됐다. 올해 1월 조합은 사업 지연에 따라 이주비 대출 연장을 위해 6곳 은행과 협상했다. 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2.59%'를 따르기로 하고 6.88%로 결정됐다. 2017년 첫 이주비 대출시 금리는 4%대 중반이었지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주비 금리도 올랐다. 조합은 6곳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청했지만 지난달 31일 일부 은행이 이를 거절했다. 이주비 대출 금리를 인하하려면 6곳 은행이 모두 동의해야해 금리 인하가 어려워진 셈이다.
조합은 조합원 약 6000명 중 과반이 이주비 대출을 받아 1인당 평균 3억원 빚을 진 상황에서 금리 부담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박 조합장은 "다른 은행은 이주비 대출 금리를 0.54%~0.64%p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은행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대형 사업장 대출이 둔촌주공만 있는 게 아니고 다른 사업장이 많아 갑자기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해명했다.
한편, 중도금 대출은 일반분양을 받은 '수분양자'들이 단체로 분양 계약에 따라 중도금(계약금 및 잔금 제외)을 은행에서 빌리는 것을 말한다. 이주비 대출이란,'재건축 조합원'들이 재건축으로 건물 철거가 시작되면 임시거처를 얻어 이사할 수 있도록 은행에서 단체로 돈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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