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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스코퓨처엠, 일부 직원에게만 자사주 비밀리 지급... 발설 금지 요구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7 08:30

수정 2023.04.17 08:30

"지급 기준과 과정 불투명" 지적
회사 측 "우수 인재 위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지급"
[파이낸셜뉴스]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이 지난 4일 임직원에게 주식보상을 지급할 목적으로 자사주 처분을 완료했으나 그 과정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별도의 공지 없이 상급자 추천을 통해 일부 직원들에 지급했을 뿐만 아니라 외부 누설을 금지한다는 조건까지 붙었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특정 부서 상급자에게 주식을 지급할 직원 1~2명을 추천받았고, 자사주 약 10주씩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달 14일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34만2500원으로, 1인당 350만원 가까이 받은 셈이다.

또 포스코그룹사에서 전직해온 직원들에게는 처우 개선을 이유로 평균 두 자릿수의 주식을 줬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임직원 주식보상 지급을 목적으로 자사주 3832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지난달 21일(1775주)과 이달 3일(2057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처분했다. 처분가액은 총 10억3630만7000원이다. 그중에서 382주는 정대헌 부사장에, 274주는 이찬기 전무에게 지급됐다. 그리고 남은 주식(3176주)이 직원들에게 돌아간 것이다.

통상 기업의 자사주 보상은 직원들에게 주주로서의 동기부여를 유발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포스코퓨처엠은 일부 직원들에게만 비밀리에 자사주를 지급한 점과 외부 누설을 금지한 점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포스코퓨처엠의 한 직원은 "고성과자와 전직해온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알렸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부 직원들에 이를 몰래 지급하고,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한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자사주 지급 관련 포스코퓨처 블라인드 게시글 일부.
자사주 지급 관련 포스코퓨처 블라인드 게시글 일부.

자사주 지급 관련 포스코퓨처엠 블라인드 게시글 일부.
자사주 지급 관련 포스코퓨처엠 블라인드 게시글 일부.

자사주 지급 관련 포스코퓨처엠 블라인드 게시글 일부.
자사주 지급 관련 포스코퓨처엠 블라인드 게시글 일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이를 꼬집는 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전용 커뮤니티다.

포스코퓨처엠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추천을 통해 일부 직원들에게만 지급하는 방식은 투명하지 않다.
지난해 인사평가를 기준으로 공정하게 지급됐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 "기업이 직원에게 주식을 주는 건 분명 긍정적이지만 기준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

이에 대해 포스코퓨처엠 측은 "이번 자사주 지급은 우수 인재 모집을 위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지급한 것"이라며 "임금을 공개하지 않듯 자사주 지급을 알릴 의무가 없고, 이 같은 맥락에서 대외비 수준으로 안내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인드에는 "(자사주 지급 사실을)외부에 누설할 경우 이를 환수한다"는 내용의 글도 있었으나 회사 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를 부인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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