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피해자 보호기관 현장조사 나가기로
분리조치, 현장 대응 등 보완책 주문
분리조치, 현장 대응 등 보완책 주문
[파이낸셜뉴스] 가해자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법정 분쟁을 키우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14일 국민의힘이 진행한 학교폭력 정책 관련 간담회에서 "가해자에 대한 강력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일부 공감하지만, 잘못될 경우 오히려 법적 분쟁만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매해 피해자 보호 지원 대책을 발표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구색 맞추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운한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지난 5일 학교폭력 엄정 대응을 약속하면서 △학교폭력 기록 정시까지 확대 적용 △심각한 폭력일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보전하는 기간을 연장 △1:1 전담제도 등 피해자 학생 우선 보호를 골자로 하는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실효성 있는 분리조치, 피해자를 위한 전문시설 확충 등 피해자 보호책을 주문했다.
조 회장은 "정순신 변호사 사건도 새삼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 곪고 곪다가 터진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들이 상처 입고 다치고 있으니 (대책을) 보완해달라고 수차례 얘기했는데도 묵살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교육위 여당 간사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당정이 피해자 보호기관의 실태가 어떤지 현장조사를 나갈 수 있도록 협의해달라"며 "말씀하신 문제점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같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현장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선희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학교장 권한이 굉장히 많아졌는데 일선 학교에선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학교 현장의 유기적 대응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홍천농업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김태훈 교사는 "2021년부터 '즉시 분리 제도'가 도입됐는데 당시 문제점에 대한 개선점이 제시되지 않은 채 날짜만 3일에서 7일로 늘어났다"면서 교사들이 분리 과정에서 민원을 받고, 학교폭력 기록을 관리하는 데 업무적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들과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개최한 간담회다.
이들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린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 청문회'가 단순 '망신주기용'이라면서 민주당의 일부 증인 채택 거부를 이유로 불참했으며, 그 대신 별도의 간담회를 연 것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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