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알뜰폰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당초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유치해 이동통신 3사의 과점체제를 허물고 경쟁 구도를 만들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여의치 않자 알뜰폰 활성화를 통해 이를 대체키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알뜰폰 5G 활성화, 도매대가 산정, 이동통신망 재임대 사업자(MVNE) 육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5G 가입자, 전체의 1.5% 불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6월까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올해 초부터 통신 3사의 과점 체제를 허물기 위해 ‘제4이통사 유치’ 등을 내세웠지만 시장 반응이 시원치 않자 알뜰폰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한 것이다. 알뜰폰은 도입 이후 13년 동안 외형적 성장은 이뤘지만 통신 3사 경쟁자로는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뜰폰은 지난 2010년 도입후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1334만6083명을 기록하며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7.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가입 회선 3분의 1을 커넥티드카 사업을 목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보유하는 등 실제 개인 가입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다는 지적이다. 알뜰폰 매출액도 전체 이동통신시장의 5%에 그치고, 특히 5G 가입자는 19만6316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 중 1.5%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최근 수차례 간담회와 특별전담팀(TF) 실무회의에서는 알뜰폰 시장이 단순 재판매에서 벗어나 통신시장의 새로운 경쟁 주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바 있다. 이를 위해 도매대가 산정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규제, 인수합병(M&A) 활성화에 대한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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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망 재임대 사업자 필요"
알뜰폰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5G 도매대가 인하, 이동통신망 재임대 사업자 육성, 원가 미만의 요금제 판매 규제 등이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를 도매로 할인 받아 구매한 뒤 소폭 마진을 붙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구조다. LTE 도매대가는 기본료의 40%대인 반면 5G는 60% 수준으로 책정돼 요금 경쟁력도 떨어지고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조만간 통신 3사가 제공할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들은 저렴한 요금제를 활용해 통신비를 절감하려는 이들이 다수라는 점이 변수다.
또 알뜰폰 업계에서 수년째 요구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MVNE 사업자 육성이다. MVNE는 자체 전산설비를 구축하고 이동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대량으로 망을 빌려와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되파는 역할을 수행한다. 일종의 중간 도매상인 셈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방식에서는 알뜰폰 업체들의 자율적인 요금제 설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용 설비와 서비스 원가에 적정투자보수를 더해 도매대가를 산정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VNE도 도입돼서 해당 사업자가 망 대여비를 비롯해 정산시스템 구축·운영까지 위탁으로 해준다면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선 사업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며 “리브엠처럼 원가 이하의 요금제를 판매하는 업체가 생긴다면 제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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