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9주기를 맞은 16일 전남 목포와 인천, 세종 등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민관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이날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선상 추모식을 가졌다. 배 위에서 묵념과 헌화를 하고, 아이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신항에서 추모식을 이어갔다.
전남 목포신항만에서는 인양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 등은 이날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을 개최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참사가 재발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희생자들의 원혼을 위로하는 '천개의 바람' 추모곡이 시작되자 흐느꼈다.
이윤하 목포혜인여자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연대사를 통해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지더라도 결코 그 순간을 잊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목포, 인천, 세종 등서 추모 이어져
인천시에서도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4·16 재단 주최로 이날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추모식을 개최했다. 이번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경기도 안산에선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304명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행사 등이 이날 이어졌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도 이날 국민안전 실천대회가 거행됐다. 이 대회가 열리는 건 코로나19로 멈춘 지 4년 만이다.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비롯해 민간단체,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안부는 또 범국민적 안전 의식 제고를 위해 이달 10일부터 28일까지 19일간을 '국민안전주간'으로 운영한다. 지난 5주기때의 8일보다 11일 더 늘렸다.
■'세월호 사고' 추모시설 건립 속도
참사 9주기를 맞은 세월호 선체를 영구 보전하고 추모·기억·안전 교육 등 복합시설로 활용하는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정부는 전남 목포신항만에 6년째 임시 거치 중인 세월호 선체를 보전, 추모·교육·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국립 세월호생명기억관(가칭)' 건립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오는 2025년 발주·착공하며 전체 공사기간은 4년이다. 우선 갯벌 등 공유수면을 메우고 연약지반을 보강하는 부지 기반 조성부터 한다.
아울러 참사 당시 유해 수습 장소였던 진도 팽목항과 500여m 떨어진 서망 해변 인근 야산(임회면 진도항길 161)에 들어선 국민해양안전관은 개관이 임박했다.
국립해양안전관은 올해 9월까지 소규모 하자 보수,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을 위한 시설 보수와 조경 공사를 마친다. 설비 시험 가동, 프로그램 시범 운영 등까지 거치면 10월 정식 개관한다. 국민해양안전관은 지하 1층·지상 2층, 4463㎡ 규모로 지어졌다. 실내에는 선박 탈출·선박 경사·이안류 등 특화 체험 프로그램 13종을 운용할 시설이 들어선다.
야외 1947㎡ 규모의 해양안전정원에는 세월호 참사 장소를 향해 거대 조형물(높이 12.5m)이 들어선다. 참사에 따른 슬픔·고통을 상징하며 희생자 추모 의미가 담겼다.
참사 장소를 향해 서있는 조형물을 떠받치는 구조물도 참사 당일을 기려 높이 4m, 가로 1.6m로 지어져 헌화 장소로 쓰인다. 전국 각지의 체험교육 수요를 충족하고자 3층 규모 청소년 저가 숙박시설(유스호스텔·1582㎡)도 들어선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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