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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빈방미로 도·감청 악재 털고 지지율 반전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7 06:00

수정 2023.04.17 06:00

도감청 이슈 털고 美와 핵 자산 정보공유 등 추진
반도체-IRA 등에서 추가 성과 부담
한미동맹 강화 넘을 과제, 쉽지는 않을 듯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 방미 계기로 도감청 의혹 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말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대통령실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다양한 경제적 성과 도출 등을 통해 도·감청 의혹을 털어내고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터닝포인트(전환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당초 한·일 셔틀외교 복원과 미국 국빈 방문 등으로 지지율 상승세를 기대했으나 예상치 못한 미국의 한국 정부 고위인사 도·감청 의혹이 터지면서 주요 이슈를 잠식하고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미를 통해 경제 및 안보외교의 성과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문화 분야 의제를 놓고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심도있는 의견 교환을 고리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한다면 향후 국내·외 여론의 향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에는 한미정상회담과 국빈만찬, 27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연설과 국빈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대통령실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윤 대통령이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美정부 태도에 따라 파장 커지고 경제성과 묻힐 수도

하지만 방미 전에 터진 미국의 한국정부 도·감청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데다 그동안 혈맹과 우방을 강조한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대해 도·감청을 했다는 것 자체가 견고한 한미외교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은 막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둔 다양한 경제적 성과들이 묻힐 수도,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감청 의혹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와 관점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가늠할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 역시 국내 여론을 달랠 미국 정부의 해법 도출과 경제외교의 성과를 동시에 겨냥해야 하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

또한 외교안보 측면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뒷받침할 한미간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할 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핵 관련 정보 공유를 비롯해 미 전략자산의 상시배치에 준하는 한반도 전개 등을 놓고 논의가 진행중이나, 신중한 미국에게서 얼마나 양보를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IRA 등 반도체 보조금 韓기업 차별 해소도 관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해 방지를 보다 강화하는 것도 한미외교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주요 평가 척도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와,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기업이 보조금 지급을 받으려면 10년간 중국 등의 일부 지정된 투자 금지 등이 담긴 반도체 지원법은 일부 가이드라인이 설정됐으나 추가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의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IP) 소송의 해결도 이번 방미를 계기로 물꼬를 트는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미국의 도감청 의혹이 나와 국빈 방문이란 대형 이슈에 큰 부담이 됐다"며 "이번 국빈 방문으로 한미동맹 강화를 넘어 국민들께서 체감할 정도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것은 다들 인지하고 있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미 의제 조율을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한 뒤 전날 귀국한 김태효 1차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깊은 사이버 정보 공유를 하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한미 정보 동맹이 있어 이 정보 동맹을 더 굳건히 할 것"이라며 한·미·일 정보동맹 강화 방침도 시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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