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주총서 인적분할 의결 남아
우호지분 30%로 통과 무난할듯
장세주 회장 복귀에도 관심 쏠려
우호지분 30%로 통과 무난할듯
장세주 회장 복귀에도 관심 쏠려
[파이낸셜뉴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뚝심이 통했다. 장 부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2023년은 그간 움츠린 상태에서 모멘텀을 잡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 성장하는 동국제강을 지켜보라"고 자신했다. '철강 종가' 동국제강은 1954년 창사이래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달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다.
■열연-강판-신사업 3대 축
16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내달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이 의결되면 오는 6월 1일부로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다. △동국홀딩스(신성장동력 발굴) △동국제강(열연사업) △동국씨엠(냉연사업)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선 장 부회장의 형인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다뤄진다. 동국제강 최대 주주인 장 회장은 지난해 사면 복권됐다. 지주자 전환과 동시에 경영 일선 복귀가 확실시된다. '형제 경영' 시즌 2가 시작되는 것이다.
동국제강 지주사 전환의 큰 그림은 기존 철강사업의 고도화와 신사업 확대다. 지주사 동국홀딩스가 전략 컨트롤타워로 신사업을 발굴한다. 장 부회장은 "지주사 산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을 설립해 신수종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동국제강은 기존 열연사업을 지속하면서 하이퍼 전기로 개발 등 친환경 성장 전략을 모색한다. 동국씨엠은 세계 최대 컬러강판 전문회사로 출범한다. 멕시코·인도·태국에 있는 공장을 2030년까지 미주와 유럽 등 7개국(8개 거점)으로 확대한다. 장 부회장은 "2030년까지 컬러강판 매출 2조원, 글로벌 100만t 판매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장세욱의 8년 뚝심..위기 넘겨
장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주총이 대표이사 취임(2015년 1월)후 아홉번째 정기주총이었다. 하지만 여느 해보다 긴장했다. 지주사 전환의 비전을 주주들에게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기 때문. 장 부회장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직접 챙겼다. 내용과 문구 등을 여러 번 고쳐 썼다. 이렇게 완성된 25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30여분간 직접 발표했다. 장 부회장은 "2023년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철강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장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었던 지난 8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까지 추락할 정도로 어려웠다. 중국산 철강 덤핑 공세와 철강업 불황 등 여러 악재로 동국제강은 직격탄을 맞았다. 재정난에 빠진 동국제강은 산업은행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고 2014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었다. 회사의 상징이던 첫 서울 사옥, 을지로 페럼타워마저 팔았다. 브라질 CSP제철소를 매각, 일관제철소의 꿈도 접었다. 급기야 장세주 회장이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도 맞았다.
형을 대신해 장 부회장은 구조조정을 뚝심있게 이뤄냈다. 지난해 부채비율 97%(2015년 137%), 신용등급 BBB+(안정적)까지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 7435억원) 하락폭도 한자릿수(7.4%)대로 막았다.
■주주 4배 늘어.."적자 배당도"
내달 임시주총의 인적분할 결정이 분수령이다. 현재로선 3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 인적분할 의결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결되면 회사는 3개로 나뉜다. 분할된 신설회사 2곳은 주주총회를 거쳐 재상장한다. 기존 동국제강 주주들은 분할 회사 지분을 갖게 된다.
동국제강은 주주친화 정책 확대 의지를 여러차례 밝혔다. 장 부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주주가 4배가량 늘었다"며 주주가 회사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배당 성향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장 부회장은 "분할 후 3개사 모두 2개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나지 않는 이상 적자 배당도 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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