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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구원투수' 현대차, 수출·생산 양날개 폈다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6 18:51

수정 2023.04.16 18:51

현대차·기아 1분기 국내생산
9년만에 90만대 다시 돌파
친환경차 등 해외 수요 급증
남은 숙제는 '중국시장 회복'
'경제 구원투수' 현대차, 수출·생산 양날개 폈다
올 상반기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떠오른 현대차·기아의 1·4분기 국내 공장 생산대수가 9년 만에 90만대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생산이 정상화됐고, 해외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수출수요가 급증한 것이 생산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여세를 몰아 현대차·기아는 사드 보복 여파로 시장점유율이 바닥까지 추락한 중국 시장에서 이달 대규모 신차를 공개하고 재기에 나설 계획이다.

■9년 만에 한국 생산 90만대 돌파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4분기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대수는 90만2962대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26.8% 증가한 수치다. 2014년 1·4분기(92만4549대) 이후 9년 만에 분기 90만대를 다시 돌파한 것이다. 2014년은 연간 기준으로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실적(358만8893대)을 기록했던 해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량이 크게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지금까지는 밀려드는 계약물량을 따라갈 수 없어 차종에 따라 출고까지 대기기간만 1년을 넘기기도 했지만 올해부터는 부품 공급이 정상화되며 이 같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토요일 특근, 시간당 생산량(UPH) 상향 등을 통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선 생산 확대가 수출수요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 1·4분기 수출대수는 56만5350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5년 1·4분기(57만3378대)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카, 수소전기차, 전기차 등의 친환경차 국내생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나 전기차는 대부분의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현대차·기아의 수출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연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현지생산을 시작한 GV70 전기차를 제외하면 모두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아직 금액 기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가차 비중이 높아진 만큼 역대급 신기록을 낼 것으로 보인다. 3월 전체 자동차 수출은 65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현대차·기아의 1·4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체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 1위가 유력하다.

■경제 구원투수…中시장 재기 시동

사상 최대 실적을 질주하는 현대차·기아의 남은 숙제는 중국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6년 중국시장 판매대수가 약 180만대까지 치솟은 바 있으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베이징 1공장을 철수(2021년)했고, 시장점유율은 1%대까지 하락했다.

현대차·기아가 이달 18~27일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전기차 및 현지 전략형 신차 등 총 34종을 선보이며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상하이 국제모터쇼에 2160㎡(약 653평) 규모 전시관을 꾸려 고성능차인 N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더 뉴 엘란트라(아반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총 20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형 투싼 N라인과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무파사도 이번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차인 중국형 넥쏘와 전기차 아이오닉6, 중국형 투싼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3종도 전시한다.


기아도 최근 중국에서 공개한 전용전기차 EV5와 함께 내년 현지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의 콘셉트카를 전시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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