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도쿄거래소 프라임 상장
공모가 주당 1400엔
재무구조 악화된 그룹에 자금수혈 단비
공모가 주당 1400엔
재무구조 악화된 그룹에 자금수혈 단비
【도쿄=김경민 특파원】 라쿠텐그룹 자회사 인터넷전문은행인 라쿠텐은행이 이달 21일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에 상장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라쿠텐은행은 각종 정보기술(IT) 서비스로 라쿠텐 소비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1위 기업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라쿠텐은행은 개인 금융 분야를 강화하고, 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라쿠텐은행의 공모 가격은 주당 1400엔으로, 이에 따른 상장 시 시가총액은 2380억엔으로 책정됐다. 라쿠텐은행의 주식 100% 보유한 라쿠텐G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지분 30% 가량을 팔지만 상장 후에도 60% 넘게 보유해 연결 자회사를 유지한다.
라쿠텐은행의 올해 3월 말 현재 계좌 수는 1400만개에 이른다. 예금 잔액은 시중은행 수준인 9조1000억엔으로 모두 일본 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1위다. 도쿄 상공 리서치에 따르면 라쿠텐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는 기업은 2022년 기준 약 1400개사다.
2023년 3월기의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33% 증가한 267억엔으로 예상된다. 경상이익은 377억엔으로, 2022년 4월에 발표한 중장기 비전에서는 2027년 3월기에 700억엔을 목표로 잡았다. 계좌 수는 메가은행에 버금가는 2500만개, 예금 규모는 20조엔이 목표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 환경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경쟁사 간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전이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면서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미국 은행 파산으로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 불안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라쿠텐은행의 시총은 당초 최대 3300억엔을 조금 넘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1000억엔가량 절하된 수준이다.
라쿠텐은행의 상장은 자금 수혈이 급했던 라쿠텐그룹에는 단비다. 모회사인 라쿠텐G는 모바일 사업 설비투자로 인해 2022년 12월기 결산에서 3728억엔의 적자를 냈다. 금융사업을 제외한 이자 부채도 1조7607억엔까지 불어났다. 자기자본비율도 4%로 낮아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등급을 강등했다.
지난 2월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라쿠텐은행과 라쿠텐증권홀딩스의 IPO, 전략적 업무제휴, 외부자본 활용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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