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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경유(디젤차) 승용차 판매 대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올해는 수입 경유차의 판매 점유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입차 업체들도 경유차 출시를 줄이는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차량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시장에 팔린 수입 승용차 가운데 경유차는 총 5568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924대)와 비교해 37.6% 감소한 기록이다. 경유차가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분기 9.0%까지 떨어졌다. 만약, 연말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경유차 판매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인식 악화다. 업계에선 2016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이른바 '디젤 게이트' 사태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21년 연말 벌어진 요소수 대란, 최근의 경유가격 변동성 확대 등도 경유차의 기피를 더 부추겼다. 상대적으로 출력과 연비가 뛰어다나는 장점 역시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환경 규제가 계속 강화되면서 경유차를 들여오기 보다는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경유차의 빈자리는 전기차가 메우고 있다. 올 1·4분기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 규모는 테슬라가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전년 대비 8% 줄었지만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8% 급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의 연간 판매량이 3만7773대로 경유차(3만3091대)를 추월하기도 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1·4분기 메르세데스-벤츠가 1572대의 전기차를 팔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테슬라(1302대), BMW(990대), 볼보(302대), 포르쉐(274대), 쉐보레(166대), 폴스타(111대)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도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8500만원 미만의 대중 전기차 출시가 늘어나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구매 보조금 지급 절차가 2월부터 본격화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 전기차의 판매는 2·4분기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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