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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수혜에 환금성까지···ETF, 시장 점유율 10% 차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7 16:39

수정 2023.04.17 16:39

상품 6종 합산 순자산총액 9조원 넘어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 혜택 보며 ‘파킹’
은행 적금과 달리 비용 없이 현금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뉴스1(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뉴스1(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리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들 몸집이 빠르게 불고 있다. 상품 수는 전체 시장의 100분의 1도 안 되지만 순자산은 10%에 육박한다. 안정적으로 고금리 수혜를 누리면서 비용을 치르고 않고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게 투자 매력으로 작용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금리 투자 ETF 6종의 순자산총액(14일 기준)은 모두 9조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695개 상품 총계(93조27억원)의 9.7%에 해당한다.


특히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와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순자산총액은 각각 4조7880억원, 3조5925억으로 전체 ETF 시장에서 각각 2, 3위에 올라 있다.

이들 상품은 은행 상품과 달리 복리효과를 누리고, 매도해 언제든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파킹 ETF’로 불리는 이유다. 무엇보다 현재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기간 동안 높은 금리 수준에서 매일 이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었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은 국내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를 따르며 이자가 매일 복리로 쌓인다. 일 단위로 새로운 CD 91일물을 편입함으로써 하루만 보유해도 만기 91일짜리 예금 수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취할 수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금리 인상 수혜를 직접 받는 상품으로, 일반적 파킹통장이나 예·적금과 달리 복리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ETF는 4개로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4월 첫 상품을 내놓은 이후 미래에셋·한화·NH-아문디자산운용이 가세하며 판을 키웠다.

KOFR는 익일물(1영업일) 국채와 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예탁결제원이 산출하는 금리지표다. 만기가 짧아 무위험금리에 가깝고 실거래 기반이라 조작 가능성이 없다. 단기채 ETF보다 듀레이션이 짧아 금리 변동에 따른 흔들림이 덜하다.

또 총 보수(0.03~0.05%)가 여타 채권·단기금융상품 ETF보다 낮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파킹통장 대비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4일 기준 KOFR 금리는 연 3.439%다.

이달 4일엔 국내 첫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 투자 상품이 나왔다. ‘SOFR’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물 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일 산출되는 금리다.

KOFR ETF와 달리, 달러에 투자하면서 4.80%(13일 기준) 수준 SOFR 금리가 매일 누적되는 상품으로, 조기에 찾아도 별도 수수료가 없고, 하루만 들고 있어도 SOFR 금리를 수취할 수 있다. 특히 기관이 미국 달러로 설정·환매 가능한 국내 첫 ETF다. 상장 2주가 채 안 된 시점에서 순자산이 50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과 통화당국 ‘금리 힘겨루기’를 탓에 불확실성은 아직 걷히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투자금을 ‘파킹’ 해놓을 상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인상 마무리’를 ‘인하 개시’로 평가하는 하는 등 기대를 키우고 있다”며 “하지만 통화당국(한국은행)은 금리인하로 대응할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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