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들이 바닥을 다지는 상황에서 지난 14일 470억원이 넘는 깜짝 순매수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은행들이 1·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바닥 탈출 가능성도 주목된다.
17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에 엇갈린 투자 양상을 나타냈다. 신한지주는 순매수를,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3개 종목에서 매도 우위였지만 매도물량은 크지 않았다. 가격 메리트가 높은 상황에서 실적발표를 앞두고 물량을 보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융주들은 올해 2월 공공재 논란에 휘말리며 두 달 가까이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2월 1일 5만7400원이던 KB금융의 주가는 지난달 27일는 4만6550원까지 내렸고,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4만9200원에서 4만100원으로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월 초 1만2800원에서 지난달 16일 1만950원으로, 신한지주는 2월 1일 4만2450원에서 이달 10일 3만4550원까지 내렸다.
특히 금융주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랠리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주 외국인들이 일제히 4대 금융주를 사들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세 전환은 2월 규제 이슈 이후 주가가 평균 13% 이상 급락해 가격 매력이 충분하고,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발표를 앞둔 선취매 성격일 수 있다"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호실적을 낼 경우 글로벌 금융주 전반에 센티멘트가 상당 폭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JP모간과 씨티, 웰스파고는 모두 컨세서스를 웃도는 1·4분기 성적표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1·4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1·4분기 국내 은행권 실적은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고, 대출증가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여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건전성 지표도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은행권에 비해 실적 모멘텀은 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의 1·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계속 하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비은행 및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예상 외로 선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될 경우 주가 반등 폭이 커질 수 있다.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여부가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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