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4.19혁명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지난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14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정기회의와 지난 11일에 열린 임시회의 심사결과에 따라 세계기록유산 ‘등재권고’ 판정을 받았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등재가 권고된 ‘4.19혁명기록물’,‘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오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5.10.∼5.24.)에서 최종 등재 승인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은 최종 등재가 승인되면 총 18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의해 임명된 14명의 국제적인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된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한다. 이번에 열린 정기회의와 임시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제출한 88개의 등재신청서 중 64건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권고 결정했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1895년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이다.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지도층과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한 사건이다. 한국이 번영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을 놓았으며, 유사한 외국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대주의 운동에 영향을 줬다.
그 과정에서 동학농민군은 전라도 각 고을 관아에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민·관 협력(거버넌스) 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19세기 당시 전 세계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었던 신선한 민주주의 실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권고를 통해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되어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던 기억의 저장소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4.19혁명기록물’은 1960년대 봄 대한민국에서 발발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학생집회에서 시작해 대다수 국민들에게로 확산되어 3.15 부정선거에 반대하기 위해 1960년 4월 19일에 열린 대규모시위까지의 기록물로서, 이승만 대통령(1948~1960)의 퇴진을 이끈 혁명의 배경과 진행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권고를 통해 제3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한 비폭력 시민혁명인 동시에 유럽의 1968년 혁명, 미국의 반전운동, 일본의 안보투쟁 등 1960년대 세계 학생운동에 영향을 미친 기록유산으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이 신청한 ‘혼천전도’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권고 되었다. 이를 통해 북한은 무예도보통지(2017년)를 포함해서 총 2종목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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