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브리핑에서 韓 포함 동맹 도청 문제 질답
유출된 기밀 문서가 조작됐느냐는 질문에 언급 피해
도청 사실이면 韓에 사과하느냐고 묻자 "韓과 긍정적인 관계"
유출된 기밀 문서가 조작됐느냐는 질문에 언급 피해
도청 사실이면 韓에 사과하느냐고 묻자 "韓과 긍정적인 관계"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한국 국가안보실을 도청했다는 의혹과 해당 의혹 자체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미 국방부는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조사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가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출된 문서가 조작됐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일부 유출 문건의 유효성을 물은 것 같은데, 특정 문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보도에서 온라인에 유출된 기밀 문건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동맹 및 외교 파트너의 정부 기관을 도청했다고 전했다. NYT는 7일에 한국 역시 도청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유출된 문건에는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대화가 담겼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유출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한미의 평가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문서가 추가로 조작됐는지를 알기 위해 문건을 평가하고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이러한 특정 사안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를 유출한 인물이 한미관계를 훼손할 목적이었느냐는 질문에 "개인 의도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고, (수사 중인)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싱은 미국의 도청이 사실일 경우 한국에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시 말하지만 이 사안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본질적으로 범죄여서 법무부가 다루고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여러분은 과거에도 여기 브리핑룸에서 오스틴 장관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고,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백악관 및 부처 간 긴밀한 접촉은 물론 우리의 파트너 및 동맹과도 높은 수준에서 관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직접 연락하고 관련 질문에 최대한 답변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커비는 "지금까지 유감스러운 기밀 문건 유출 때문에 파트너 간 신뢰나 전 세계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공동 노력이 훼손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