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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소상공인들에 제휴할인 공문 발송
"메뉴, 최종 결제액 할인율 등 회신 달라"
소상공인 "부당 처우 받지 않을까" 고심
"메뉴, 최종 결제액 할인율 등 회신 달라"
소상공인 "부당 처우 받지 않을까" 고심
[파이낸셜뉴스] 그동안 소상인과 상생을 외친 카카오가 최근 소상공인들에게 할인 제공을 강요하는 듯한 문서를 발송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커미션, 제휴 할인 등을 운운하며 어느 정도 할인이 가능한지 여부를 소상공인에게 제시하도록해 불만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엔터, 주변 상가에 제휴할인 공문
25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판교 H스퀘어 인근 주변 상권 소상공인에게 'H스퀘어 인근 제휴 할인'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주변상인들과 할인 제휴를 맺어 내부 직원에게 홍보한다"며 "주변 상가와 상생을 위해 단순 홍보 및 할인 가능 여부를 확인중에 있다"고 적혀 있다. 공문에는 예시까지 들어가면서 '메뉴당 0000원 할인, 최종 결제 금액 % 할인' 등 소상공인이 구체적으로 적어 회신해 달라고 쓰여 있다.
또 구체적으로 협의가 되면 '제휴 할인 스티커'를 붙여 해당 식당 출입문에 부착해준다고도 공문에 담겨있다.
문제는 소상공인이 고금리·고물가 등 3고에 언제 망할지 모를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이 소상공원에 지원을 해줘도 모자랄 판에 할인을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판교에서 음식점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소상공인은 "대기업 지원을 바라지도 않으며 웃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제대로 돈을 벌지도 못하고 있는데 할인까지 해서 팔라고 하니 죽을 맛"이라고 전했다.
상인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하소연
판교 인근 소상공인들은 '제휴 할인 스티커' 부착에 대해서도 문제 삼는다. 제휴를 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 상황에서 발길 마저 끊길 수 있어서다. 또 낙인 효과로 부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제휴 여부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H스퀘어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소상공인은 "식재료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제휴를 하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제휴를 하지 않으면 손님이 없어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 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손해를 보고 파느냐 아니면 망하느냐'를 두고 인근 소상공인끼리 제각각 셈법을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주변 상가들과 할인 제휴를 제안하고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며 "제휴 여부는 온전히 개별 상가 및 상인회가 결정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어떤 강요나 부담을 드린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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