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31명, 검색 없이 항공기 탑승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이 보안검색대 전원이 꺼진 줄 모르고 탑승객을 통과시켜 논란이 된 가운데 일부 승객이 아무런 검색 없이 항공기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문형 금속탐지기 1대 꺼져.. 31명 통과
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37분부터 8분간 제주공항 국내선 3층 출발장 문형 금속탐지기 1대가 꺼져 탑승객 31명이 사실상 신체 검색 없이 출국장을 통과했다.
제주공항 측은 "당시 문형 금속 탐지기 전원이 일시 꺼진 상태임을 인지하고, 탑승구 앞에서 신속히 보안 검색 직원을 배치해 대기 승객 전체에 대한 검색을 벌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전원이 꺼진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나서도 40분이 지난 오후 8시25분께 각 탑승구 앞에서 당시 꺼진 문형 금속탐지기를 통과했던 승객들을 대상으로 신체 검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공사 측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 위에 보고하고 사후 조치 방안을 강구하는 사이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신체 검색 없이 출국장을 통과한 31명 중 일부가 공사측이 40분간 사후 조치 방안을 강구하는 사이 그대로 항공편을 타고 제주를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후 수색 이뤄졌는지 확인 못해.. 보안에 구멍
실제로 제주지방항공청과 제주공항 등이 사고가 일어난 뒤 벌인 합동 조사에서 신체 검색 없이 들어온 탑승객 31명 모두에 대해 추후 수색이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력이 부족해 제주공항 1∼13번 탑승구까지 보안 검색 직원을 충분히 배치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당일 오후 9시5분께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출발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130편 등 항공기 여러 편이 40∼50분 지연 운항됐다.
국토부는 합동 조사에서 누군가 문형 금속탐지기 전원선을 건드려 장비가 꺼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국토부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당시 신체 검색을 받지 않은 승객 중 일부가 그대로 항공기에 탑승해 제주를 떠났을 수도 있다"며 "합동 조사에서는 정확히 검색 없이 떠난 승객 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 공사에 대한 감사를 벌이는 중인데 당시 검색을 받지 않은 탑승객이 몇 명인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산공항에서도 지난해 7월26일 오후 5시12분부터 24분까지 문형 금속탐지기가 꺼진 상태에서 보안 검색을 실시해 보안 검색을 받지 않은 승객 29명이 항공기에 탑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당시 한국공항공사와 관련자에게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보안 실패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공사에 과태료 500만원을,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재발을 막기 위한 대처방안이나 비슷한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 등은 마련하지 않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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