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유럽 대륙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반도체지원법에 합의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에 서명한 반도체지원법과 유사한 이 법안은 아시아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공급 의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유럽의회와 27개 EU 회원국들이 합의한 반도체지원법 규모가 430억유로(약 58조9000억원)로 공공과 민간 투자 모두 끌어들여 반도체 증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안은 유럽의회와 EU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으면 발효된다.
EU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공급망 차질로 반도체 부족을 겪자 대륙에서 증산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됐다.
EU 순환 의장국인 스웨덴은 “반도체지원법이 유럽 반도체 생산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글로벌 경쟁력 수준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로 늘린다는 방침으로 이를 위해서는 생산량을 현재 보다 2배로 증가시켜야 한다.
유럽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같은 기업이 있음에도 주로 자동차용 반도체 위주로 생산해왔다.
티에리 브레통 EU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법안 합의에 대해 "유럽은 스스로 리스크로부터 지키려 한다"며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함으로써 미래 시장에서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것은 공급망의 재균형과 확보가 가능해지고 집단으로 아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해 아시아와 반도체 생산 경쟁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친환경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위협에 경쟁력 우위를 지켜야 하는 과제가 생긴 EU는 지난해 미국이 반도체지원법까지 통과시키자 비슷한 법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요구가 제기돼왔다.
지난달 EU집행위원회는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필수 원자재를 포함한 친환경 기술을 더 생산하는 법안을 공개했다.
인텔과 인피네온 테크놀러시스, 글로벌파운드리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은 이미 지난해 EU집행위원회가 반도체지원법을 검토하자 대륙에 투자할 계획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위해서는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었고 유럽의 비싼 에너지 비용도 걸림돌이 되고 있어 반도체지원법만으로는 투자를 유도하기 힘들다고 유럽의회 관계자가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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