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환자 편의부터 의료진 협력 시너지까지..병원 '메타버스' 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7 06:00

수정 2023.04.27 06:00

낯선 병원에 미리 가보는 체험형 서비스부터
건강상담과 치료법 설명 등 종합 의료서비스
물리적 한계 넘어 의료진간 협업의 場으로도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구축된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경희의료원 제공.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구축된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경희의료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형병원들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병원의 크기가 커 처음 방문할 경우 헤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용 전 실제 병원과 같은 모습을 구현해 안내하는 서비스부터 오프라인으로 모이기 힘든 의료진들을 가상공간에 모아 다학제 협진을 논의하는 등 메타버스의 장점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의학·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병원들은 가상공간을 활용한 메타버스를 통해 환자의 편의성 및 치료 효율을 높이는 한편 물리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의료진들 간 협력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실제 환자의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에 환자와 신체 구조 및 특성이 똑같은 ‘디지털 쌍둥이’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쌍둥이에 인공지능 시뮬레이션을 돌려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해 효과는 극대화하는 반면 부작용은 최소화해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실사용데이터(RWD) 기반 메디컬 트윈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또 이 병원은 ‘메타홈’ 서비스를 통해 의료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메타버스에서 만나 계절별 유행성 질환을 교육하고 있다. 의료의 혜택을 보기 어려운 지역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불균형 해소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는 염증성장질환 환자를 위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전달하고자 국내 최초 메타버스 염증성장질환센터를 오픈했다. 메타버스 센터에서는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자가체크는 물론 질환에 대한 검사 및 치료법, 영양상담, 정신건강체크 및 심리서비스 지원 등 질환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창균 염증성장질환센터장은 "염증성장질환은 젊은 연령대의 환자들이 많은데,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초점을 고민하다 정보 제공의 허브 역할을 하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메타버스 접목을 고려하게 됐다"며 "평생 관리가 필요한 병인 만큼 보다 쉽고 친근하고 편리하게 환자와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영상의학과 검사실은 본관, 신관 등 3개 건물에 9개의 검사실을 메타버스 내에 구현해 메타버스에서 환자가 캐릭터로 편안하게 사전 답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의 답사를 통해 영상검사 장비별 소개와 검사방법을 안내하기 때문에 이용한다면 처음 내원하더라도 낯설지 않게 병원 이용이 가능하다.

인하대병원은 메타버스 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한다. 병원 내외부를 실제와 같게 구현해 검진 예정자들이 미리 센터를 체험할 수 있다. 가상공간 병원 로비에서 병원이 직접 제작한 의료정보 등의 콘텐츠도 확인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의료진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닥터메타'로 다학제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이 가상공간에서 환자의 정보를 검토해 진료계획을 논의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한림대성심병원은 메타버스를 이용해 감염병 대응 모의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전국 8개 병원 의료진들이 메타버스 'HI버스'에 모여 감염병이 퍼진 상황을 가정해 상황을 모니터하고 음압격리실로 격리이동을 하며 의료진의 감염보호 체계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으로 지난 1월 유행성 신종·재출현 감염병 위기관리 대응 온라인 메타버스 훈련을 개최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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