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해일-1·2형'으로 명명한 수중 핵드론(핵어뢰)을 우리나라 연근해나 부산·울산·포항 등 주요 해군기지나 항만 인근까지 보내 폭파 시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20일 '북한의 신형 수중 유도무기 시험 발사 평가 및 함의' 보고서에서 "북한은 일전에 '화살' 계열 신형 순항미사일을 한국 동해 공해상으로 시험 비행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위원에 따르면 '해일-1형'은 직경 80~90㎝ 크기로서 북한의 양산형 전술급 핵탄두 '화산-31'(직경 50㎝ 수준)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며 최대 순항거리는 1000㎞ 수준으로 평가된다 부산·제주 등 우리 측의 모든 해군기지와 항만이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또 '해일-2형'의 최대 순항거리는 1500~2000㎞ 수준으로서 일본 오키나와(沖繩) 등지의 주일미군기지나 항만을 타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신 위원이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1~23일과 25~27일엔 '해일-1형', 그리고 이달 4~7일엔 '2형'의 수중 폭파 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이 가운데 해일-1형에 대해 "(북한이) 탑재된 핵탄두를 폭발시켜 발생하는 해일 및 고농도 방사능 등을 통해 항공모함을 비롯한 주요 수상함이나 해군기지·항만 등을 파괴·무력화하거나 원활한 작전 또는 하역 작업을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위원은 해일-1형의 예상 최대속도가 시속 30~40㎞ 수준으로 구축함 등 주요 수상함(시속 56㎞)을 추적해 격침하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사전에 해군기지·항만 인근에 보내 해저에 착저(着底)해놓고 유사시 적절한 시점에 폭발시켜 타격하는 '자항 기뢰'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신 위원은 북한이 '해일' 계열 수중 유도무기 개발에 나선 건 "기술적 어려움과 예산 부족 등 때문에 충분한 수량을 양산·전력화하기 어려운 신형 잠수함과 달리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양산할 수 있고 신속한 전력화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유사시 잠수함을 지원해야 할 적절한 수준의 수상함 전력이 없는 북한 해군의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한미연합 해상전력의 대잠전에 쫓겨 다니거나 피해만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이 개발한 해일-1·2형은 "유사시 기습적·동시다발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탐지 추적될 가능성도 적어 북한이 의도하는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잠수함보다 더 유리할 것"이란 게 신 위원의 평가다.
그는 "북한이 이들 무기체계의 성능과 신뢰성 등을 재차 확인·제고할 목적으로 연내 실제 운용 상황을 모사한 수중 시험발사를 지속한 뒤 이를 바탕으로 개선 보완한 양산형을 내년부터 초도 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위원은 북한이 우리 측 근해에 '해일'을 보냈다가 복귀시키거나 폭파하는 시험을 할 경우 "이를 대내외에 과시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론 국방과학기술 성과와 치적을 선전해 체제를 강화하고, 외부적으론 한미에 대한 위협 및 압박 강도를 높여 우리 국민이 느끼는 안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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