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발사 4분만에 폭발" 머스크 우주선 스타십, 첫 시험비행 실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1 07:27

수정 2023.04.21 07:44

이륙 성공했으나 로켓 분리는 실패
머스크 "다음 테스트 위해 많이 배워"
스타십 공중에서 폭발. / 사진=연합뉴스
스타십 공중에서 폭발.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0일(현지시간)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8시33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하지만 수직으로 솟아오른 스타십은 이륙한 뒤 약 4분만에 비행 중 빙글빙글 돌다가 상공에서 폭발했다.

계획대로라면 3분가량 지났을 때 전체 2단 발사체의 아래 부분인 '슈퍼 헤비' 로켓이 분리되고 우주선 스타십이 궤도비행을 시작했어야 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성공하지 못했다.

예정보다 5분 늦게 발사된 스타십

이번 시험비행에선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는 않았다.


스타십은 이날 폭발 전 약 32㎞ 고도까지 도달했다. 당초 발사 시각은 오전 8시28분으로 예정됐지만, 카운트다운 약 40초를 남겨두고 일부 문제가 발생해 이를 정비한 뒤 예정보다 5분가량 지나 발사가 이뤄졌다.

스페이스X는 비행이 실패로 끝난 뒤 트위터에 "스타십이 단계적인 분리 전에 예정에 없던 빠른 해체를 경험했다"라며 "데이터를 계속 검토해 다음 시험비행을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머스크도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한다"라며 "몇 달 뒤 있을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라고 적었다. 그의 말 대로라면 다음 시험비행은 수개월 후에야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륙 후 솟아오르고 있는 스타십. / 사진=연합뉴스
이륙 후 솟아오르고 있는 스타십. / 사진=연합뉴스
달과 화성에 사람 보내겠다는 목표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에 사람과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개발해온 우주선이다. 길이가 50m, 직경은 9m로 우주선 내부에 150t까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를 싣고 발사된 1단 로켓 '슈퍼 헤비'(69m)는 역대 로켓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추진력이 1700만 파운드에 달해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평가돼왔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보유한 발사체 중 가장 힘이 센 '우주발사시스템'(SLS·추진력 880만 파운드)보다 2배 강력하고, 1960∼70년대 아폴로 계획에 사용됐던 새턴Ⅴ 로켓(760만 파운드)의 추진력을 훨씬 능가한다.

스페이스X는 그동안 스타십과 슈퍼 헤비의 성능을 각각 시험해왔으며, 두 부분을 결합해 완전체로 비행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스빌 인근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기지 스타베이스에서 사람들이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대형우주선 '스타십'이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스빌 인근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기지 스타베이스에서 사람들이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대형우주선 '스타십'이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NASA국장 "다음 비행 고대한다" 격려

이날 발사가 이뤄진 보카 치카 해변 인근에는 스타십 발사를 보러 온 사람들 수천명이 운집해 카운트다운을 함께했다. 이들은 로켓이 굉음과 거대한 불꽃, 연기구름을 뿜어내며 발사되는 장면에 환호했으나, 몇 분 만에 실패로 끝나자 아쉬워했다.

향후 스타십은 반 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에 달 착륙선으로도 이용될 예정이어서 NASA도 이날 스타십의 첫 시험비행 시도에 주목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트위터에 "스타십의 첫 합체 비행 테스트를 축하한다"라고 격려했다.
그는 "큰 위험에는 큰 보상이 따르기 때문에 역사상 모든 위대한 업적은 어느 정도의 계산된 위험을 요구해왔다"라며 "스페이스X의 다음 비행 테스트를 고대한다"라고 덧붙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