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전국서 '전세금 피해' 속출…수사 속도 내는 경검·당국은 대책마련 부심(종합)

뉴스1

입력 2023.04.21 18:16

수정 2023.04.21 18:16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대규모 전세 사기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관련 전세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무소. /뉴스1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대규모 전세 사기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관련 전세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무소. /뉴스1


2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운영중인 '찾아가는 상담 버스'에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 버스'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존 지원방안을 미처 알지 못해 활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자체 및 보건복지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운영한다. 2023.4.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운영중인 '찾아가는 상담 버스'에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 버스'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존 지원방안을 미처 알지 못해 활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자체 및 보건복지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운영한다. 2023.4.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박아론 최성국 김경민 기자 = 전세 사기를 포함한 전세금 피해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속출하고 있다. 경·검은 '사기'가 확인된 임대인들에 대한 구속 조치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 금융권 등은 사기 예방 및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는 서울과 인천, 경기 일대에서 140억원대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30대 최모씨를 이날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른바 '빌라왕'으로 불린 최씨는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서울, 인천, 경기 등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임차인 70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총 144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의 공범인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구속)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이 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대규모 전세사기 범행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경찰청은 이른바 '건축왕' 남모씨 일당에 대한 '범죄단체조직'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올 3월31일 기준 남씨 일당 관련 피해 신고를 접수한 인원은 944명, 피해금액은 700억여원 상당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253채·43채 각각의 전세금 피해 신고와 관련해서는 경기남부경찰청이 화성동탄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이관 받아 수사에 나선 상태다. 두 사례 관련 피해 신고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94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신고자들에 대한 1차 피해 진술을 진행했다. 특히 오피스텔 253채 소유 A씨 부부와 이들을 대리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부동산중개사 B씨와 B씨의 아내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전남경찰청은 '허위 전세계약'을 해 전세자금을 가로챈 일당 7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부터 광주와 전남 화순, 여수, 나주, 서울, 경기 광주·이천 등에서 미분양 아파트와 빌라를 허위 계약으로 매입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전세자금 5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에서도 세입자 20명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부산진구 소재 오피스텔 임대인과 실소유주, 공인중개사 등 6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오피스텔 세입자 20명에게 건물 실소유주가 바뀐 사실을 숨긴 채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전세금 피해액은 약 18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 구리시와 오산시에서도 전세금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 및 제보가 이어지는 등 피해 사례는 늘어만 가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금융권 등은 부랴부랴 피해자 지원책을 내놓는 동시에 전세 사기 예방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정부는 피해 주택 경매 중단 절차에 착수했으며 금융당국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해 금융회사가 대출을 해준 경우 6개월 이상 경매에 넘어가지 않도록 제도적 대응에 나섰다. 채권자인 금융업계도 '저리대출' 등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동참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각 업권 협회에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채권 매각과 경매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전 금융권은 20일부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조치를 유예하기 시작했다. 금융사가 이미 민간채권관리회사(NPL)에 채권을 매각한 경우, 매입 기관에도 경매 유예를 요청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대출 지원에 나섰다. 살던 곳에서 퇴거한 피해자들이 일단 머물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경매에 넘어간 집은 돌려받을 수 있도록 저리의 대출을 제공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살던 집을 경매로 낙찰받을 경우 매입에 필요한 자금(경락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특례보금자리론을 보다 낮은 금리로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업계에도 '경매 연기'에 이어 피해자를 위한 대출 지원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은행권에선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피해자 상황에 맞는 53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대출'을 내놨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여야 3당은 이날 비공개 정책위의장 회동을 갖고 전세사기 대책을 논의했다. 여야는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지방세 집행을 우려, 면제에 대한 입법을 하기로 합의했다. 또 가능한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전세 사기 관련 법안들을 일괄 통과시키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조직적 전세 사기는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하고, 공공의 재산을 추적해 범죄수익을 전액 몰수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피해 임차인이 많은 지역을 찾아가는 상담버스도 21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문적 상담, 심리 상담을 선제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