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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러 전투기, '실수로' 자국 도시에 폭탄 투하 '굴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3 08:20

수정 2023.04.23 08:20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폭발이 일어나 현장 부근 아파트가 파손돼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벨고로드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Su-34 전투기 1대가 실수로 탄약을 발사해 최소 2명이 다치고 가옥이 파손됐으며 지름 20m의 구덩이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뉴시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폭발이 일어나 현장 부근 아파트가 파손돼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벨고로드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Su-34 전투기 1대가 실수로 탄약을 발사해 최소 2명이 다치고 가옥이 파손됐으며 지름 20m의 구덩이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전투기가 자국 도시에 폭탄을 잘못 투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주민 2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저녁 10시 15분쯤 러시아 공중우주군 수호이(Su)-34 전폭기가 우크라이나와 약 40㎞ 떨어진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시에 실수로 폭탄을 떨어뜨려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발로 벨고로드의 대로 한 가운데에 직경 20m의 큰 구멍이 뚫렸고, 많은 아파트 창문들이 박살나고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됐다. 2명이 부상을 입었고, 또 다른 1명은 고혈압으로 입원했다.


벨고로드시가 속한 벨고로드주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는 폭발사고가 일어난 당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당시 폭발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폭탄은 도로에 떨어지고 약 15초 후 붉은 빛을 내뿜으며 폭발했다.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손상되고, 폭발 여파로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가 이리저리 튀는 장면도 담겼다.

러시아 벨고로드시 폭발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트위터
러시아 벨고로드시 폭발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트위터

목격자들은 낮은 쉭쉭거리는 소리와 폭발음이 이어지면서 인근 아파트 건물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수호이 Su-34 공군기가 벨고로드 시 상공을 비행하던 중 실수로 항공 탄약이 투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로 벨고로드 도심의 일부 건물이 파손됐다”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하된 폭탄의 종류 등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고가 기계적 고장으로 일어난 것인지, 또는 조종사의 실수로 인한 것인지 정확한 사고 원인 또한 언급하지 않았다.

Su-34는 지난 1990년 초도 비행을 하고, 2014년부터 러시아 공중우주군에 실전 배치된 초음속 전폭기다.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517억 원)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Su-34와 관련한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지난해 7월 러시아군은 Su-34 한 대를 적기로 오인해 격추했다. 또한 같은해 10월에는 Su-34 한 대가 우크라이나 접경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직후 민가로 추락해 주민 30여명이 죽거나 다친 바 있다.
또 같은 달에 Su-30 전투기 한 대가 시베리아 동부 주택가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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