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전투기가 자국 도시에 폭탄을 잘못 투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주민 2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저녁 10시 15분쯤 러시아 공중우주군 수호이(Su)-34 전폭기가 우크라이나와 약 40㎞ 떨어진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시에 실수로 폭탄을 떨어뜨려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발로 벨고로드의 대로 한 가운데에 직경 20m의 큰 구멍이 뚫렸고, 많은 아파트 창문들이 박살나고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됐다. 2명이 부상을 입었고, 또 다른 1명은 고혈압으로 입원했다.
벨고로드시가 속한 벨고로드주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는 폭발사고가 일어난 당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당시 폭발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폭탄은 도로에 떨어지고 약 15초 후 붉은 빛을 내뿜으며 폭발했다.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손상되고, 폭발 여파로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가 이리저리 튀는 장면도 담겼다.
목격자들은 낮은 쉭쉭거리는 소리와 폭발음이 이어지면서 인근 아파트 건물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수호이 Su-34 공군기가 벨고로드 시 상공을 비행하던 중 실수로 항공 탄약이 투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로 벨고로드 도심의 일부 건물이 파손됐다”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하된 폭탄의 종류 등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고가 기계적 고장으로 일어난 것인지, 또는 조종사의 실수로 인한 것인지 정확한 사고 원인 또한 언급하지 않았다.
Su-34는 지난 1990년 초도 비행을 하고, 2014년부터 러시아 공중우주군에 실전 배치된 초음속 전폭기다.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517억 원)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Su-34와 관련한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지난해 7월 러시아군은 Su-34 한 대를 적기로 오인해 격추했다. 또한 같은해 10월에는 Su-34 한 대가 우크라이나 접경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직후 민가로 추락해 주민 30여명이 죽거나 다친 바 있다. 또 같은 달에 Su-30 전투기 한 대가 시베리아 동부 주택가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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