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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층 정복 수직마라톤, 건각 2천명 달렸다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3 18:28

수정 2023.04.23 18:28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4년만에 노마스크 역대 최대규모
최연소 참가자 5세, 최고령 81세
참가비 7천만원 어린이병원 기부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서 열린 스카이런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서 열린 스카이런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 "70층을 오를 때 가장 힘들었는데 110층을 넘자 거의 다 왔다는 생각에 몸이 가벼워졌다. 5년전부터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하고 자전거도 타고 있는데 내년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참가하고 싶다." (남성 최초 완주자 노현우씨)

#. "회사 동기와 함께 참가 신청했는데 여자 중에 가장 먼저 완주해 짜릿하다. 기록 경쟁이라 1등은 아닐 수 있지만 열심히 운동해서 내년에도 또 참여하겠다." (여성 최초 완주자 이예지씨)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계단을 통해 123층까지 오르는 '스카이런' 대회가 열린 지난 22일 오전 9시 15분, 잠실역 2번출구를 나오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의 오픈런을 기다리는 긴 대기줄이 보였다.
건물을 끼고 돌자 롯데월드타워 뒤편 공터에 분홍색 거대 '벨리곰'이 눈에 들어왔다. 이어 수직마라톤 대회 '스카이런'을 위한 테이핑 부스, 기록 측정 부스, 각종 홍보 부스들을 지나쳤다. 공터에서는 출발을 앞두고 후원사인 푸마 대표의 대회 설명과 이어 참가자들을 위한 스트레칭이 이어졌다.

■마스크 벗고 달리는 참가자 2000명

'스카이런' 행사는 롯데월드타워 1층부터 123층 전망대까지 국내 최다 2917개의 계단을 오르는 수직마라톤 대회로 앤데믹 후 4년 만에 처음 노마스크 대회로 진행됐다. 지난 2017년 첫 개최 이후 2022년까지 누적 6000명이 참가했으며 올해가 5회째 행사다. 올해는 경쟁 부문 1200명, 비경쟁 부문 800명 등 총 2000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접수 신청은 지난달 20일에 온라인으로 열렸는데 5분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통로가 넓지 않은 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 특성상 이날 오전 9시30분 최초 5명의 주자가 출발하고 이어 한 명씩 순차적으로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경쟁 부문의 경우 롯데타워 계단을 들어서는 순간 센서가 작동하고 123층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기록이 시스템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9시30분 첫 출발을 앞두고 참가자들은 "54살인데 30분안에 들어오는 것이 목표다", "첫 참가인데 재미있을 것 같고 이번 대회에 참가금이 좋은 곳에 쓰인다고 들었다"며 다양한 참가 소감을 밝혔다.

올해 대회는 한국인을 비롯해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참가자들도 많았다. 81세 최고령 참가자, 국제 수직마라톤대회 우승 경험자, 1회 대회가 시작된 2017년에 태어난 만 5세 최연소 참가자 등도 눈길을 끌었다.

경쟁 부문 1위의 영광은 19분46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창현씨가 차지했다. 여자 부문에서는 24분28초를 기록한 정혜란시가 1위를 기록했다.

■건강 챙기고 기부도 하고 일석이조

롯데 수직 마라톤 대회의 참가비는 4만원으로 대회 참가자에게는 푸마 티셔츠, 레이스 킷, 완주 메달, 간식, 인증서 등이 제공됐다. 각종 지급품과 기념품을 생각하면 비싸지 않은 참가비다. 또 선수들의 참가비는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의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초기 대회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가 됐으나 계단을 오르는 대회 취지 등에 맞춰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환아들 치료를 위해 보바스어린이의원으로 기부처가 변경됐다.

일반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23일에는 롯데 임직원이 참가하는 '롯데 패밀리 수직마라톤대회'가 열린다.
48개 계열사 임지원과 가족, 지인 등 총 2000명이 참여한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참가비 약 7000만원에 롯데에서 추가로 더 보바스어린이의원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22일 대회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사를 진행한 스태프와 롯데의료재단, 계열사의 보이지 않은 홍보 열기도 치열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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