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가구당 식비 月 80만원 돌파… 코로나 이전보다 25% 상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3 18:28

수정 2023.04.23 18:28

고물가에 명목 식품비도 껑충
작년 3·4분기 평균 83만2438원
식용유 등 생필품 가격도 12%↑
생산자물가 석달 연속 오름세에 "장보기 겁나" 소비자 부담 불가피
가구당 식비 月 80만원 돌파… 코로나 이전보다 25% 상승
#. "4인가족 한달 식비로 100만원 쓰는데 많이 쓰는 건가요? 외식은 일주일에 한두 번하고 카페도 잘 안가고, 매 끼니 근사하게 차려놓고 먹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이 나오죠. 과일을 좀 줄여야 할까요" (주부 김모씨)

#.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월 식비가 150만원이 넘네요. 제가 살림을 못하는 건가요. 정말 무섭게 먹네요 (주부 박모씨)

가계부에 식비 지출이 늘어가고 장보기가 무서운 것은 우리집 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무섭게 오르던 생활 물가가 수치상으로도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당 한달 식품비 지출은 평균 80만원을 넘겨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무려 25%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2022년 3·4분기 명목 식품비(의식, 주류 지출액 포함)지출액은 가구당 월평균 83만 2438원으로 2·4분기 대비 8.3%, 전년동기대비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분기부터 식품비 지출액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66만원대에서 83만원까지 약 25%가량 뛰었다.


눈여겨볼 점은 가구의 명목 식품비 지출액과 실질 식품비 지출액이 2019년 1·4분기부터 2021년 1·4분기까지 유사한 추이를 보이다가 이후 점점 격차가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식품 소비자 물가지수가 2021년 1·4분기 이후부터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물가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1·4분기에도 생활필수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용유(28.1%), 마요네즈(27.8%), 밀가루(24.1%), 참기름(20.3%), 케첩(19.8%) 등 5개 품목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식용유와 밀가루는 원재료인 대두유와 밀 가격이 코로나에 따른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하면서 지난해 내내 가격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가공식품 물가상승이 이어졌던데다, 이제는 외식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가계식품비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가공식품업체에 물가안정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던 정부는 이번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가격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나섰다. 21일 프랜차이즈업계와 간담회를 한 농림축산부는 "서민들이 느끼는 외식물가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관련 협회에서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밀가루, 커피 원두 등 주요 식재료 가격과 수입단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가 부담이 줄었으니 올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폭 재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2월(120.46)보다 0.1% 높은 120.58(2015년 수준 100)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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