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요7개국(G7)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금지를 확대할 경우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합의를 폐기할 것이라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 러시아 대통령을 역임한 메드베데프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G7의 대러시아 전면 수출금지 품목에 ‘민감한 제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맞서 러시아는 많은 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곡물협정을 취소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메드베데프는 G7를 "바보들의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그들의 머리 속에는 아무것도 남은게 없는 것 같다. 머리 속에는 누렇고 검은 똥이 잔뜩 쌓여있는 것 밖에 없다"라고 비난했다.
지난 21일 일본 교도통신은 G7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방안으로 거의 모든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를 비롯한 외신은 다음달 열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중단되면서 세계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7월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재국인 튀르키예, 유엔은 수출 재개를 위한 흑해곡물협정에 합의했다.
합의내용 중에는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 거점인 오데사항에서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이동할 때 러시아군이 공격을 중단하는 것과 선박이 오데사항 기뢰 부설 해역을 통과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함정이 항로를 인도하는 조항도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우려하는 무기 밀반입·반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재 국가인 튀르키예 측이 선박을 검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곡물협정 발효 뒤, 흑해를 거치는 농산물 운송선들이 세계 곳곳으로 향하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 전망이 점차 잦아들었으며 지난해 11월 17일 협정이 연장됐고, 지난달 18일 다시 연장하는 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120일 연장이라고 밝히는 것과 달리 러시아는 60일만 연장한다고 발표하는등 기간을 놓고 차이를 보여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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