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관람객 200만명 돌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흥행 비결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4 13:51

수정 2023.04.24 13:51

꽃 개화 시기 맞춰 개장 3주 앞당겨 정원 완성도 높여
지난 1일 개장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3일 만에 관람객 2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그린아일랜드'를 거니는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 1일 개장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3일 만에 관람객 2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그린아일랜드'를 거니는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개장 23일 만에 관람객 200만명을 돌파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흥행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일 개장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예상보다 짧은 기간에 관람객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정원박람회 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12일 100만째 관람객을 맞이한 후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면서 개장 23일 만에 관람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목표 관람객(800만명)의 25%를 달성했다. 이는 2013정원박람회 당시 같은 기간 관람객인 91만7517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조직위는 조심스레 관람객 1000만명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박람회 흥행 비결 첫 번째로로 3주 가량 앞당긴 개장 시기를 들었다.

정원박람회 개장은 당초 4월 22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민선 8기 노관규 순천시장이 취임하면서 4월 1일로 3주가량을 앞당겼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라 봄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완성도 높은 정원을 보여주려면 개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노 시장의 판단 때문이었다.

개장이 앞당겨지면서 그만큼 준비 기간은 촉박해졌지만, 때맞춰 피어난 봄꽃과 빈틈없는 정원의 완성도가 조화를 이루며 박람회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흥행 비결 두 번째로는 도시 전역을 활용한 박람회 외연 확장이 꼽힌다. 국내 최초로 홍수 대비 재해시설인 저류지를 푸른 정원으로 바꿔낸 '오천그린광장', 차만 다니던 아스팔트 도로를 광활한 잔디길로 재탄생시킨 '그린아일랜드', 순천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인 동천에서부터 국가정원까지 '정원드림호'가 오가는 '국가정원뱃길', 맨발로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오천그린광장'에 걸쳐 12km가 조성된 '어싱길', 100만평(355ha) 규모의 도심 농경지를 활용한 '경관정원' 등이다.

'물위의 정원', '그린아일랜드', '오천그린광장'이 펼쳐진 도심 풍경
'물위의 정원', '그린아일랜드', '오천그린광장'이 펼쳐진 도심 풍경

특히 정원박람회의 핵심 공간인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라고 칭찬했던 개막공연이 열렸던 장소로, 지금 '도시의 거실'로 불리며 많은 시민과 관람객들이 찾아 소통하고, 문화를 즐기고, 자연을 탐닉하며 새로운 광장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 번째 흥행 비결로는 노관규 조직위 이사장(순천시장)을 비롯한 조직위와 시청 관계자, 자원 봉사자들의 노력을 들 수 있다.

특히 노 시장은 4월 중 가장 많은 일정을 전국 지자체장, 국회의원, 기관단체장 영접과 정원박람회 노하우 소개에 할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한 데에 이어 "순천 정도의 수준이라면 지방도시를 믿고 중앙의 여러 가지 권한을 이양해 줘도 좋겠다"라는 뒷이야기를 남긴 것이 알려지며 전국 도시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개장 첫날 광명시, 춘천시, 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지자체, 의회, 교육원 등 43개 기관이 벤치마킹단을 꾸려 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228개 지자체를 회원으로 둔 '대한민국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의가 순천에서 열려 전국 지자체장들이 정원박람회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도 5월 중 박람회장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이 밖에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교통대책과 안전대책도 품격 높은 박람회의 빛나는 조연이 되고 있다. 큰 행사장마다 즐비한 불법 노점상과 바가지 문화가 없는 것도 한몫했다.

아울러 관람객 200만명이 넘어서면서 도심 곳곳에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 순천시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숙박업소를 조사한 결과, 주말 평균 숙박률은 83%에 달했다. 이는 올해 1월 주말 평균 숙박률이 52%, 2월은 59%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높아진 수치다.

순천 도심 식당가도 활기를 띤다. "연일 찾아드는 손님 때문에 종업원들이 링거를 맞고 손님을 대접해야 할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라고 순천시 관계자는 전했다. 인근 도시인 여수시와 광양시도 넘쳐나는 관람객으로 함께 박람회 특수를 함께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박람회장 수익 사업도 순항 중이다. 우선 입장권 수익 110억원을 포함해 총 140억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개장 한 달도 안 돼 수익 목표액 253억원의 55%를 달성했다.

정원박람회의 나비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전국이 순천을 주목하면서 소비군이 확대되자 국내 유수 대기업이 투자 최적지로 순천을 후보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 기술을 이전 받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4일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부지로 순천을 선정한 데 이어 20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합동으로 추진한 '노후 거점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사업'에 율촌1산단, 해룡산단, 순천산단 등이 선정되며 순천시에 새로운 경제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생태를 기반으로 15년간 펴왔던 도시 전략이 이제야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공장부지만 있다고 오는 것이 아니고, 자연환경, 교육, 정주, 문화 등 도시의 종합적인 수준과 가능성을 보고 투자처를 정한다"면서 "대기업 한화의 투자 결정에 이어 정부도 미래 첨단소재 산업을 선도할 곳으로 순천을 선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