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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세치 혀에 달렸다"..與는 지금 '설화(舌禍) 경계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5 06:00

수정 2023.04.25 06:00

김재원-태영호-조수진 최고위원 잇단 설화 논란
尹 대통령 지지율, 20%대까지 추락
김기현 대표, 당내 수습 최선 노력 다하지만
총선 1년도 안남은 시점에서 내홍 수습에 급급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면화상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면화상

[파이낸셜뉴스]
잇단 설화리스크에 여당 초비상

새 지도부 출범 2달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여당인 국민의힘이 김재원 최고위원에 이어 태영호 최고위원의 설화 등 내부리스크으로 부침을 겪으며 지지율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며 김기현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고, 김 대표는 내부 기강을 다지며 수습을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로선 설화로 인한 역풍을 방지하기 위해 '금언령'을 발동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 31%, 부정 평가 60%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각각 27%와 65%를 기록하며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곧 반등을 보였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 하락에는 당정대의 정책 엇박자와 한일 정상회담 논란 등 다양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발생한 설화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발단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한 예배에 참여해 5.18 헌법 수록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어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강연에 초청돼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며 다시 한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제주 4.3 사건을 두고 "4.3 기념일은 (3.1절과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며 추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 기간 제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4.3 사건이 김일성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라며 논란에 불씨를 더했다.

곧이어 태 최고위원은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일본 외교청서를 두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징표"라며 옹호 발언을 하자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태 최고위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JMS(기독교복음선교회)에 빗대 민주당을 비판하고자 쓰레기(Junk)·돈(Money)·성(Sex)라고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빚었고, 백범 김구 선생을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며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내 균열 비화 우려

김 대표가 태 최고위원에게 설화에 대한 경고를 했지만, 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시작했지만,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 않았다"며 김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해 당분간 설화를 둘러싼 지도부 내 감정싸움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설화로 잡음이 생기면서 지지율까지 추락하자, 김 대표는 내부 단속을 강화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진화되고 있지 않다. 당 안팎으로 내홍까지 번지며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이들을 두고 새롭게 출범하게 될 윤리위원회에서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당내 한 의원은 "김 대표는 김 위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당 윤리위의 독립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차명진 전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발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전체 선거판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본인 낙선은 물론 당의 수도권 판세까지 큰 영향을 줬던 선례가 있어 당내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전문가 "설화 이어질 것" vs "윤리위 출범후 줄어들 것" 엇갈린 반응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총선까지 이와 비슷한 설화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당원들이 그런 발언을 하라고 뽑아줬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원래 이런 성향 혹은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선출한 것"이라며 "생각이 있거나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지도부 자체가 친윤에 극우 성향이 강한 지도부가 돼버렸다. 앞으로 이런 일은 빈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리위 출범 등 사전, 사후에 거르는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내부적으로도 설화에 대한 경계령이 자체 확산될 것으로 짚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김 대표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에 대해 권위와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총선을 앞두고 자기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설화에 대해서 그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윤리위 출범 후에는 조심스러워 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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